점주들 “야간미영업 허용·위약금 면제” 주장 본사 “직접지원 규모만 이미 500억” 하소연 “신용카드 수수료 등 제도개편부터” 지적도
“최저임금 오르면서 힘들어졌으니 본사가 당분간이라도 야간 미영업이나 희망 폐점을 허용해줬으면 하죠.”(서울 용산구 A편의점주)
30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도 최저임금 10.9% 인상이 확정된 이후 인건비 부담이 높은 편의점업계의 혼란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가맹본부에 고통 분담을 요구하는 점주들과 더이상 출혈적 지원은 불가능하다는 본부 간 입장차가 팽팽하다. 일각에선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속도 조절 문제가 가뜩이나 영업이익 하락세로 돌파구가 필요한 업계에 갈등만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편의점주들은 2019년 최저임금 인상안이 지난달 확정된 이후 지속적으로 거리집회와 간담회 등에서 정부와 본사를 향해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근접출점 제한, 카드수수료 인하 등 핵심 요구사항 상당수는 정부를 향하고 있다. 하지만 점주들 사이에선 사실상 본사가 나서야 하는 부분이 크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타 브랜드 간에도 근접 출점을 제한하자는 점주들 요구는 공정거래법상 담합 행위에 해당되는 탓에 업계 자율에 맡겨진 상태다. 최근 한국편의점산업협회는 출점거리 제한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유권해석을 의뢰했다. 공정위 인가를 받으면 업계 전체 자율규약을 만들어 공정위 심사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커피전문점 등 타 업종과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어 관련 규제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따라서 경쟁적 출점을 이어온 본사의 자중이 요구되는 상황이지만, 점포 개발이 곧 성과인 구조에서 자율적 과당경쟁 제한이 얼마나 가능하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점주들 사이에선 본사가 고통분담 차원에서 한시적으로라도 야간 미영업을 허용하고 각종 위약금 면제에 나서야 한다는 요구도 제기된다.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전편협) 관계자는 “편의점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제일 큰게 인건비 부담인데 심야에 손님이 없는데도 더 높은 시급을 주면서 영업할 수 밖에 없는 고충을 헤아릴 필요가 있다”며 “본사가 일시 지급한 지원금이나 점포에 투자한 시설에 대한 감가상각비 등은 부과하는 것이 맞지만 그외 과도한 해지 위약금은 본사가 충분히 면제해줄 수 있는 부분이라고 본다”고 했다.
하지만 편의점 본사들은 이미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에 걸쳐 수천억원 규모의 상생안을 내놓은 만큼 더이상 지원 여력은 없다고 입을 모은다. 상생 지원금 부담 등으로 본사 영업이익률이 1~2% 대로 떨어진 상황에서 각종 위약금 면제까지 요구하는 건 출혈 지원을 하라는 것과 다름 없다는 것이다. 점포 계약 타입에 따라 현장에서 이미 폐점 위약금 일부 면제가 이뤄지는 경우도 있다는 주장이다. 또 야간 미영업을 무조건 허용하는 것은 개별 점포 매출에 타격을 주는 것은 물론 편의점업태 경쟁력 자체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올해부터 제공하고 있는 상생지원금 등 직접지원 규모만 연 400억~5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며 “경우에 따라 폐점 위약금을 면제해주는 등의 간접지원까지 포함하면 이미 상당한 수준” 이라고 했다.
일시적 지원보다는 담배에 붙는 세금을 편의점 매출 계산에서 제외하는 등 제도 개편이 더 중요하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이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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