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합의 구심점 역할 ‘새 틀’ 청년·여성·中企·소상공인등 참여 합의과정 장기화 우려 목소리도
노사정위원회를 대체하는 사회적 대회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각종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는 새로운 틀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청년·여성·비정규직 등 참여주체가 많아져 사회적 이슈에 대한 합의과정이 장기화되는 악순환을 부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우려된다.
5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이하 경사노위)가 오는 10월 공식출범하면서 본격 가동에 들어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최저임금 결정 뿐만 아니라, 국민연금 제도 개편, 자동차 등 산업 업종별 구조조정, 경제민주화 등 각종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노동 관련 현안들을 주로 논의해온 노사정위원회에 비해 스펙트럼 자체가 광범위하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법 시행령 전부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이제 경사노위에서는 청년·여성·비정규직 근로자 및 중소·중견기업, 소상공인도 사회적 대화의 당사자로 참여해 정책을 제안할 수 있게 된다. 노동계 2명, 사용자 2명, 정부 2명, 공익 2명 등 10명이었던 기존 참여 주체가 노동계 5명, 사용자 5명, 정부 2명, 공익 4명 등 18명으로 확대되는 것이다. 전국적 규모의 노사 단체별로 각 1명씩 경사노위 위원장에게 위원을 추천하도록 절차도 구체화됐다.
경사노위 관계자는 “이번 시행령 개정을 통해, 노사정 합의로 탄생한 새로운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사노위가 제대로 된 논의의 틀을 갖추게 됐다”며 “조속한 시일 내에 본위원회 위원을 위촉해 현재 노사정대표자회의 체제로 운영 중인 4개 의제별위원회를 정식 기구화하겠다”고 말했다.
경사노위는 지난 5월 국회에서 최저임금법 개정안이 통과된 것에 반발해 노동계가 사회적대화에서 탈퇴한 이후 제대로 가동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6월 한국노총이 복귀한 후 민주노총도 최근 경사노위 복귀를 결정하면서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민주노총이 다음달 13일 대의원대회에서 복귀를 결정하면 노동계와 경영계, 정부, 공익위원 등 18명의 대표자에 대한 대통령의 위촉이 이뤄진다. 이후 정식 출범하면 본회의를 열고 각종 이슈와 현안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에 돌입할 전망이다.
우선 국민연금 제도개편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지 주목된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다양한 사회적 의견 수렴을 위해 국민연금 제도개편을 경사노위에서 다루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바 있다. 이와 관련, 경사노위 관계자는 “아직 정부측으로부터 제안이 들어온 바는 없지만 공식 요청이 들어온다면 의제로 다루도록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양대노총을 중심으로 국민연금 개편을 경사노위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되고 있으며 경총 등 경영계도 논의에 참여하는 것에는 환영의 뜻을 보였다.
앞서 노사정위원회 산하 사회안전망개선위원회는 지난달 21일 현 정부 들어 취약계층 소득보장 강화에 대한 첫 사회적 합의를 이뤄내 앞으로 경사노위에서 더 많은 합의가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더 많은 합의가 되려면 노사정 대표자회의와 경사노위의 사회적 합의에 실질적인 구속력과 실천력을 부여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향후 경사노위의 발걸음은 가볍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름 그대로 경제ㆍ사회 전반에 걸친 폭넓은 논의를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일 위원회 내에서 첨예한 이슈가 불거져 이를 둘러싼 대립이 격화돼 노ㆍ사 어느 한쪽이 대화 테이블을 박차고 나가는 등 진통을 겪을 경우, 다른 현안의 논의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 노동계 전문가는 “기존 노사정위에 비해 참여인사의 폭이 넓어져 논의의 스펙트럼이 확대됐다는 면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된다”면서도 “하지만 역으로 현안을 둘러싼 각기 다른 입장의 여러 목소리가 곳곳에서 분출될 경우 이를 조율하고 하나의 결론을 도출하기까지의 과정이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김대우ㆍ유재훈 기자/dewkim@
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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