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병원 규제 과도 병원투자 유인 사라져 美·中·싱가포르 등은 투자개방형 병원 유치 의료산업 고도화·산업 경쟁력 제고 효과적
국내 기업인 SK하이닉스는 최근 중국 현지 공장이 있는 장쑤성 우시 지역에 3억달러(3400억원)를 들여 현지 종합병원을 설립하기로 했다. 중국 우시 반도체 법인이 자금을 조달해 이뤄지는 이번 병원 건립은 SK하이닉스의 비반도체 사업중 최대 규모의 사업이 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 측은 700~800개 병상을 먼저 운영한 뒤 사업 성과를 반영해 향후 1500~2000개 병상 규모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지역 사회공헌의 일환”이라는 설명이지만 재계 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가 향후 중국에서 바이오ㆍ헬스케어 사업을 확장할 발판을 마련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정작 우리나라에선 이같은 시나리오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국내 의료법에는 의료기관의 설립과 운영 자격을 의사와 국가, 지자체, 공익법인이나 학교법인 등 비영리법인으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대기업이 병원을 짓고자 하면 법인을 설립하고 진행해야 하는 등 관련 규제가 산적하다.
이같은 규제를 풀기 위해 2000년대 초반부터 정부에서도 투자개방형 병원 건립을 추진했지만 지속적인 반대에 부딪혀 여전히 난관이다.
유정주 한국경제연구원 기업혁신팀장은 “국내에서는 기업이 병원을 세우려면 재단을 설립해야 해 운영 등이 경직적이라 기업들이 투자할 유인이 없게 된다”며 “반면 미국이나 중국 등 대부분 국가들에서는 외국 자본 유치 차원에서 투자개방형 의료법인을 활발히 허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비영리병원과 영리병원 등 의료시장 내 다양한 시장 주체들이 자유경쟁을 통해 의료사업을 고도화하고 있다.
한경연 등에 따르면 미국 전체 병원 중 투자개방형 병원은 17% 가량을 차지한다.
독일도 2000년대 공공의료기관 민영화와 대규모 자본에 의한 병원의 체인화가 진행된 바 있고, 프랑스에서도 민간병원이 의료서비스 공급 주체로 참여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사례처럼 표면적으로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에서도 외자를 유치한 투자개방형 병원을 허용한다. 선진국은 물론 태국과 베트남, 라오스 등도 투자개방형 병원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투자개방형 병원이 허용되면 의료산업 고도화와 산업 경쟁력 제고에 효과적일 것으로 분석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싱가폴과 말레이시아, 인도, 브루나이 등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의료서비스 대기업인 파크웨이-판테이(Parkway-Pantey) 그룹이다.
파크웨이-판테이는 싱가포르에만 네 개의 병원을 운영하며 별도의 국제환자센터를 두고 의료관광객을 적극 유치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글렌이글스 병원은 개방형 병원으로, 의사들이 병원에 소속되거나 고용돼 있지 않고 개별 의사가 병원 사무실 및 시설을 임대해 진료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한경연 측은 “개방병원은 MRI 등 고가 장비의 구입이 필요없이 진료가 가능해 병원으로서는 뛰어난 의료 기술을 가진 유명 의료진을 유치하기 용이하다”며 “의료관광객이 신뢰도가 높은 의료진에게 개별적으로 손쉽게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클라우드컴퓨팅, IoT, 빅데이터 관련 산업에 대해서도 선진국들은 발빠르게 대처하며 성장 동력을 키우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과도하고 중첩된 개인정보보호법으로 장애물을 키우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미국에서는 2012년 ‘빅데이터 R&D 이니셔티브’를 발표하고 빅데이터 활용기반을 일찍이 마련하고 있다. 방대한 디지털 데이터에 대한 접근과 수집, 관리에 필요한 기술과 수단 개선을 목표로 하는 조치다.
일본은 2015년 익명가공정보 개념을 도입해 빅데이터로 대표되는 데이터 활용방안을 촉진하기 위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이세진 기자/jinlee@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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