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값 폭등에 소비자들 “추석 장바구니 무서워” -폭우에 물량 실종…한 달 사이 가격 2배 오르기도 -높아진 가격 탓에 발길 뚝…소매상도 “추석 힘들어”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이제 추석 준비를 슬슬 시작해야 하는데, 지난해랑 비교해도 채소가격이 너무 올라 구매할 엄두가 나지 않아요. 금방 가격이 안정된다고는 하는데 추석 다 지난 다음에 가격 내려가 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지난 17일 서울 송파구의 한 재래시장에서 만난 주부 황모(51) 씨는 요즘 부쩍 오른 채소가격 탓에 추석 준비가 겁난다고 답했다. 나물 등 미리 준비할 수 있는 재료는 미리 구매해야 하는데, 당장 시금치부터 가격이 1킬로그램당 2만원 안팎이다 보니 황 씨는 구매를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이날 황 씨는 결국 가격이 더 내려갈 수 있다는 말을 믿고 시금치 대신 생선만 구매했다.
한해 가장 풍성하다는 ‘추석’이지만, 정작 명절 준비하는 주부들 사이에서 이번 추석은 공포로 다가오고 있다. 폭염과 호우가 반복되며 치솟은 채소가격에 추석 민심은 얼어붙었다.
18일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전국의 배춧값은 1킬로그램당 평균 6209원을 기록했다. 평년 가격(4695원)과 비교하면 32.2% 오른 수치다. 한 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1196원에 그쳤던 적상추 가격도 최근 2198원까지 오르며 2배에 가까운 인상률을 보였다. 대파는 같은 날 평균 소매가가 4831원을 기록했다. 한 달 전 가격(3029원)보다 1800원 이상 올라 지난해 추석 때(3418원)보다도 훨씬 비싸다. 다른 채소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한 달 사이 채소 가격은 평균 4% 이상 올랐다.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물가에 주부 김모(61) 씨 역시 추석 장바구니가 무섭기만 하다. 이날 김 씨가 고른 무는 1개에 4000원이나 됐다. 지난해 추석 당시 1개에 3000원 안팎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0% 넘게 오른 셈이다. 김 씨는 “어느 가게에 가더라도 다들 ‘폭염과 호우 탓에 채소값이 비싸다’는 말을 한다”며 “이대로 가다가는 추석상이 지난해보다 부실해질 것 같다”고 우려를 표했다.
소비자뿐만 아니라 상인들도 높아진 채솟값이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높아진 가격 탓에 오히려 손님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최근까지 도매가만 4㎏에 3만1000원을 넘어섰던 시금치 가격은 최근 높아진 가격에 수요가 급감하며 오히려 가격 안정세를 되찾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추석 때와 비교하면 여전히 2배 이상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어 소비자들은 구매를 망설이고 있다.
서울 송파구에서 채소가게를 하는 민동원(38) 씨는 “여름부터 부쩍 뛴 채소가격이 아직 떨어지지 않고 있다”며 “물가가 비싸면 상인들이 좋아할 것 같지만, 오히려 추석 대목임에도 사람들 발길이 끊겨 답답하다”고 말했다. 민 씨는 “최근 시금치 같은 경우는 추가 물량이 풀리면서 가격이 안정을 찾고 있지만, 다른 채소들의 경우 최근까지 쏟아진 폭우 탓에 물량이 시원치 않은 경우가 많다”며 “워낙 채소 가격이 높다는 말이 많다 보니 손님들이 지레 겁을 먹고 지갑을 닫아버린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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