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올 들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수식어 가운데 가장 많이 따라붙었던 단어는 제정 러시아의 전제군주를 뜻하는 ‘차르’(Tsar)였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각국이 러시아 집권세력의 이미지를 깎아내리기 위한 어울리는 말이면서도 일촉즉발의 현 유럽-아시아 정세를 반영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5일(현지시간) 제목에서부터 푸틴 대통령을 ‘차르 블라디미르 1세’로 표현하며 “냉전을 이기려는 것이 아니라 제1차세계대전을 재현하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올해 1차세계대전 발발 100주년을 맞은 가운데, 러시아는 당시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과 세르비아 간의 싸움에서 같은 슬라브 민족인 세르비아를 지지했다.
러시아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동맹국이었던 독일, 오스만투르크 제국을 상대로 전쟁을 벌였다. 오스만투르크는 지금의 조지아,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 등이 위치한 코카서스(캅카스)지방을 차지하기 위해 러시아군과 전투를 치렀다.
FP는 러시아의 목적은 발칸의 작은국가인 세르비아보다는 보스포러스해협과 다르다넬스해협을 차지하는데 있었다며 지금의 우크라이나 사태에 비교했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발생한 서방과의 일련의 갈등은 크림반도 획득과 부동항인 세바스토폴의 확보, 흑해와 지중해 패권장악(영향력 강화)에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시 러시아의 제정군주 니콜라이 2세는 탄넨베르크 전투에서 독일에게 크게 패배하며 지중해 패권장악의 야망을 접어야 했다. 그런 면에서 크림전쟁때 수많은 희생을 치르며 지킨 세바스토폴은 제정 러시아의 영원한 꿈을 실현할 곳이었다. 그리고 100년 뒤의 세바스토폴은 여전히 지정학적 중요성을 지니고 있는 곳이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08년 8월의 조지아 사태와 남오세티야 해방을 언급하기도 했다. 6년 전 8월 7일, 미하일 사카슈빌리 조지아 대통령은 군에 남오세티야 공화국 탈환을 지시했으며 불과 몇시간 만에 러시아군이 개입했다.
FT는 최근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국경 인근에 러시아가 군 병력을 두 배로 늘린 것을 지적하며 남오세티야 전쟁과 같은 충돌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쳤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더욱 강력한 서방의 경제제재를 야기할 수도 있어 조지아 사태보다 더 큰 경제적, 인적 댓가를 치르고 고립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고르 수탸긴 로열유나이티드서비스 연구소 러시아군 전문가는 푸틴 대통령이 아직 침공을 준비하고 있는 것은 아니며 군사력 증강은 우크라이나군에 힘을 보여주려는 목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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