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주변 4강 외교수장 모두 만나 회동 美, 입국때부터 국가원수급 의전으로 배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왕따’ 신세를 면치 못했던 작년과 달리 올해 미국 뉴욕 유엔총회 무대에선 광폭외교 행보를 펼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리 외무상은 유엔총회를 계기로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 한반도 주변 4강 외교수장들과 모두 만났다. 작년 유엔총회 때 전통적 우방인 중국과도 회동조차 없었던 것에 비하면 놀랄만한 변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비핵화 의지를 천명하고, 남북ㆍ북미ㆍ북중정상회담을 잇따라 가진 뒤 국제무대에서 북한의 몸값이 올라갔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라 할 수 있다.
리 외무상은 26일(현지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회동을 가졌다. 북미 외교사령탑이 유엔총회를 계기로 만나는 것 자체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폼페이오 장관의 제안으로 이뤄진 이번 회동에서 리 외무상은 김 위원장의 평양 초청 의사를 전달했고, 폼페이오 장관은 이를 즉각 수락했다.
회동에선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과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 비핵화 및 미국의 대북안전보장 조치를 중점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폼페이오 장관은 특히 회동 뒤 트위터를 통해 “매우 긍정적 만남이었다”며 만족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리 외무상은 같은 날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도 회동을 가졌다. 미국과의협상을 앞두고 중국과 러시아를 우군으로 묶어두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리 외무상은 또 같은 날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과도 회담을 가졌다.
한반도정세가 유화국면으로 접어든 가운데 ‘재팬 패싱’ 논란에 휩싸인 일본측이 적극적이었다는 후문이다. 북일 외교장관회담이 열린 자체가 지난 2015년 8월 이후 3년만이다. 지난 8월 싱가포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때 리 외무상과 고노 외무상이 만나긴 했지만 일본 측은 회담이 아닌 접촉이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지난 25일 리 외무상의 뉴욕 입성 역시 1년 전과는 판이했다. 미국은 작년에는 리 외무상이 공항으로 입국할 때 입국장이 아닌 출국장으로 들어오도록 하는 등 별도 의전을 제공하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는 10여대의 의전ㆍ경호차량을 비롯해 계류장에서 곧바로 공항을 빠져나갈 수 있도록 하는 등 국가원수급에 준하는 의전으로 배려했다.
신대원 기자/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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