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SK그룹 핵심 계열사에 거래처를 빼앗긴 영세 중소기업 사장이 SKC등을 상대로 4년 넘게 소송전을 벌인 끝에 수억원대 손해배상 확정 판결을 받아냈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조모(50)씨가 SKC 주식회사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의 상고심에서 “조씨에게 2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0일 밝혔다.
조씨는 1999년부터 SKC에서 열에 반응하는 의료기기용 특수 필름(감열지)을 공급받아 국내에 판매해고, 2001년 영국의 유명 화학회사 ICI에도 팔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듬해 ICI로부터 주문량이 6배 가까이 늘어나자 SKC는 조씨 명의로 ICI 측에 공급자가 바뀌었다고 통보하고 직거래를 시작했다.
SKC는 반발하는 조씨에게 2년 동안 직거래 판매 대금의 1.7%를 수수료로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영국을 제외한 지역의 감열지 독점 판매권을 주겠다는 내용의 이면계약서에도 도장을 찍었다.
하지만 SKC는 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오히려 조씨가 계약서를 위조했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설령 자사 직원이 계약서에 날인했더라도 내부 의사 결정을 거치지 않았으므로 무효라고 주장했다.
조씨는 마지막 수단으로 2010년 5월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대기업 입장에서 중소기업 거래처를 탈취한 것은 상도의상 비난받을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 재판부는 “원심이 사문서(이면계약서)의 진정성립 추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지 않았다”며 “SK 측이 부담해야 할 위약금을 2억원으로 정한 원심의 결론도 수긍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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