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인 이상 대기업…규모 클수록 비정규직 비율 높아 무리한 정규직 전환이 되레 정규직 줄이는 부메랑으로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 ‘비정규직 제로화’를 외치며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을 추진해온 문재인 정부 출범 2년째를 맞아 대기업의 근로자 가운데 비정규직 증가수준이 정규직을 넘어서는 역전하는 현상이 빚어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는 노동 유연성이 개선되지 않고 있어 기업들이 노동비용을 줄이기 위해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 근로자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의 정규직 전환 드라이브가 오히려 정규직을 줄이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6일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에 따르면 8월말 현재 300명 이상 대형 사업장의 임금근로자 253만4000명 가운데 37만3000명이 비정규직인 것으로 집계돼 1년 전 33만4000명보다 3만9000명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정규직 근로자는 2만9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300인 이상 대기업에서 비정규직이 정규직보다 많이 늘어난 것은 2011년 8월 이후 7년 만이다. 이에 따라 대기업의 비정규직 비율은 17.2%로 1년 전 15.6%보다 1.6%포인트 올랐다.
하지만 우리나라 대기업의 비정규직 비율이 40%에 육박한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가 고용노동부의 고용형태 공시제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의 300인이상 대기업 노동자 487만명 가운데 비정규직은 2018년3월 현재 193만명(39.8%)에 달한다. 통계청조사보다 2.3배 높다. 이 중 직접고용 비정규직은 103만명(21.1%), 간접고용 비정규직은 91만명(18.6%)이다.
반면, 300인 미만 중소기업이 비정규직 비율은 37.5%로 오히려 대기업보다 낮았다. 일반적으로 기업 경영상태가 열악한 중소·영세업체에 비정규직이 몰려 있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른 결과다.
더 큰 문제는 대기업의 비정규직은 2014년 162만명(37.3%)에서 2015년 182만명(39.5%), 2016년 190만명(40.1%), 2017년 192만명(40.3%) 등으로 해가 갈수록 더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기업규모가 클수록 비정규직 비율이 높아 근로자 300인이상~ 500인 미만은 28.2%, 500인 이상~1000인 미만은 36.1%, 1000인~5000인 미만은 41.9%에 달했다. 5000인 이상~1만인 미만인 기업이 43.4%로 가장 높았고 1만인 이상 기업은 41.9%였다. 대기업이 비정규직, 특히 간접고용 비정규직의 온상이되고 있다는 얘기다. 10대 재벌 비정규직 비율은 37.2%였으며 사내하청 등 간접고용 비정규직(29.3%)이 직접고용 비정규직(7.9%)보다 4배 많다.
정부가 정규직 전환을 강력 추진하고 있는 것과 달리 이처럼 민간 대기업에서는 오히려 비정규직이 더 많이 늘어나는 것은 해고가 어려운 경직된 노동시장구조로 인해 기업들이 높은 비용이 드는 정규직을 뽑는 대신 비정규직을 뽑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정규직을 뽑으라고 강요하면 오히려 채용이 줄어드는 딜레마가 생길 수 있다”며 “고용 안전망 강화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노동 유연성을 높이기 위한 노동개혁도 병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은 대기업의 정규직 근로자가 너무 적고 일자리 상승의 사다리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 수준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7년 8월 기준으로 대기업 정규직은 전체 임금근로자의 10.7%에 불과했고, 임시직의 3년 후 정규직 전환율은 22%로 OECD 조사 대상 16개국 중 꼴찌였다.
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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