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위 소득 7% 줄고, 5분위는 8.8% 늘어…양극화 축소 정책 ‘실패’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문재인 정부의 양극화 축소 노력에도 불구하고 저소득층의 소득이 급격히 감소하고 고소득층의 소득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소득격차가 확대되는 현상이 올들어 3분기 연속 지속됐다. 특히 소득 하위 20%와 상위 20%의 격차인 5분위 배율이 5.52배로 확대돼 3분기를 기준으로 2007년 3분기(5.52배) 이후 11년만에 최대로 벌어지는 등 양극화가 심화됐다.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3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부문)’ 결과를 보면 올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74만7900원으로 전년 같은 분기(453만7200원)에 비해 4.6% 증가했다. 이 기간 동안의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 가구소득 증가율은 3.0%였다.

3분기 기준 가구소득이 4.6% 증가한 것은 지난 2012년 3분기(6.5%) 이후 6년만에 최대치이다. 3분기 기준 가계소득은 2015년과 2016년 0.7% 증가해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소득은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지난해 3분기에는 2.1% 증가하는 데 머물렀다.

이처럼 전체 가구소득은 비교적 큰폭의 증가세를 보였지만,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의 격차는 크게 확대됐다.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31만7600원으로 전년대비 7.0% 줄어든 반면, 상위 20%인 5분위는 973만5700원으로 8.8% 늘었다.

하위 20~40%인 2분위 소득은 284만2800원으로 0.5% 줄었고, 소득 40~60% 중위계층인 3분위 소득은 414만7500원으로 2.1% 늘었다. 상위 20~40%인 4분위 소득은 569만1100원으로 5.8% 증가하는 등 전반적으로 고소득층일수록 소득 증가율이 높았다.

1분위 가구의 소득이 줄어든 데에는 근로소득과 사업소득 감소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1분위 가구의 3분기 근로소득은 월평균 47만8900원으로 1년 전보다 22.6%나 격감했고, 사업소득은 21만5900원으로 13.4% 줄었다. 반면에 정부지원금 등 이전소득은 60만4700원으로 19.9% 증가하면서 근로소득을 크게 웃돌았고, 비중이 낮은 재산소득은 1만3200원으로 22.1% 증가했다.

고령화가 심화하고 최저임금의 큰폭 인상 등으로 일자리 사정이 악화하면서 은퇴하거나 일자리를 잃어 근로소득이 크게 줄어든 가운데 내수 시장 부진과 경쟁 심화로 자영업 여건이 악화되면서 사업소득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가 기초연금과 실업급여 인상 등으로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이전소득이 크게 늘었으나, 근로ㆍ사업소득 감소를 만회하진 못했다.

반면 상위 20%인 5분위의 근로소득은 올 3분기 월평균 730만2300원으로 1년 전보다 11.3% 급증했고, 사업소득은 176만2900원으로 1.5% 증가했다. 이전소득도 46만9700원으로 19.7% 증가한 반면 재산소득은 3만원으로 17.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구 소득에서 세금과 공적연금ㆍ사회보험 등 의무 지출을 제외하고 이를 가구원수를 감안해 균등화한 ‘균등화 처분가능소득’을 기준으로 한 1분위와 5분위의 소득격차(5분위 배율)는 5.52배로 치솟으며, 3분기 기준으로 11년만의 최대치를 기록했다.

5분위 배율은 2015년 4.46배까지 좁혀졌으나, 2016년 4.81배, 지난해 5.18배로 높아졌다가 올해 더 크게 확대된 것이다.

이처럼 저소득층의 소득이 줄어들고 고소득층 소득이 늘어나는 현상이 지속되면서 양극화 축소를 추진했던 정부 정책이 사실상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소득주도성장을 위해 추진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임시ㆍ일용직 축소를 가져오면서 저소득층의 근로소득에 타격을 주었고, 경기부진으로 인한 자영업 위축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등 저소득층이 타격을 받은 것이다.

정부는 이러한 후유증을 완화하기 위해 일자리 안정자금과 실업급여 인상, 기초연금 인상 등 다양한 보완대책을 추진했지만, 근본적인 시장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기업들의 고용이 위축되면서 이러한 보완대책도 별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


hj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