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합의 타결 후 농성 해제…로프 의지해 내려와 -무사 귀환에 환호와 박수…“응원해주신 분들에게 감사해”

[헤럴드경제=정세희ㆍ성기윤 기자] “감사합니다. 위에 올라간 거 말고는 한 게 없는 것 같아 미안합니다.”

426일에 걸쳐 75m 굴뚝 위에서 고공농성을 벌였던 두 명의 파인텍 노동자가 마침내 땅을 밟았다.

홍기탁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은 11일 오후 4시10분께 서울 양천구 목동 에너지공사 열병합 발전소에서 굴뚝 농성 425일만에 지상에 내려왔다.

이날 오전 파인텍 노사 간의 합의가 이뤄짐에 따라 농성 해제를 결정한 이들은 오후 3시29분부터 로프에 몸을 의지한 채 굴뚝을 내려오기 시작했다. 오랜 기간 고공 농성으로 인해 건강이 악화된 두 조합원은 애초에 헬기나 로프를 이용해 지상에 내려올 예정이었지만 위험할 수 있어 로프를 걸고 천천히 걸어서 내려왔다.

지상에 내려온 이들은 몹시 지쳐 보였지만 홀가분한듯 연신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들은 차광호 파인텍지회 지회장,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과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과 감격의 포옹을 나누기도 했다.

박 사무장은 기자회견에서 “저희 투쟁을 위해 단식까지 해주시며 응원해주신 분들께 감사하다. 저희들은 현장에 돌아가도 함께했던 동지들의 마음을 안고 올곧게 나가겠다”고 말했다.

홍 전 지회장은 “위에서 많은 것을 느꼈다. 20년 지켜왔던 민주노조 하나 지키는 게 왜 이리 힘든 지 모르겠다. 더러운 세상”이라면서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청춘을 다 바쳤다. 민주노조 사수하자”라고 외쳤다.  

이들의 무사 귀환에 노조원들은 서로 부둥켜안으며 환호했다. 흐르는 눈물을 닦기도 하고 입을 꾹 다문 채 울음을 참는 이들도 보였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노조원들뿐만 아니라 그동안 농성을 함께해온 노동계와 종교계, 정계 등 다양한 사람들이 참석해 기쁨을 나눴다. 박래군 인권재단사람 소장은 “수많은 시민들이 함께 해줘서 가능했다”면서 “앞으로 합의가 이행되도록 지켜지도록 관심 갖고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두 조합원은 지난해 25일 2015년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차광호 지회장이 세원 408일 고공농성 최장 기록을 넘겼다. 이들은 소감을 밝힌 뒤 곧장 병원으로 이송돼 건강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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