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 ‘필굿’으로 발포주 진출…2월 중순 12캔 1만원에 판매 -주세 이점 내세운 틈새시장 공략 -국산 맥주 새로운 시장 가능성 점쳐

오비맥주
‘필굿’
오비맥주 ‘필굿’

[헤럴드경제=이유정 기자] 오비맥주가 다음 달 신제품 ‘필굿(FiLGOOD)’을 선보이며 국내 발포주 시장에 진출한다. 하이트진로의 ‘필라이트’에 이어 가성비 전략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한 발포주가 국산 맥주 시장의 효자 상품군으로 커질지 주목되고 있다.

17일 오비맥주에 따르면 필굿의 맥아 비율은 9%, 알코올 도수는 4.5도다. 355㎖ 캔의 경우 필라이트와 마찬가지로 ‘12캔에 1만원’이라는 가성비 높은 가격에 판매되며 출고가격은 717원이다. 동일 용량의 레귤러 맥주인 카스(1238원)에 비해 521원이 저렴한 셈이다. 355㎖와 500㎖ 캔 제품 두 종류가 오비맥주 이천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앞서 2017년 4월 하이트진로가 국내 최초 발포주로 선보인 필라이트는 출시 1년 반만인 지난해 10월 3억캔 이상 판매되며 단숨에 효자 상품으로 떠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맥주와 비교해 40% 이상 저렴한 가격으로 주로 대학생과 주부의 소비가 컸다”며 “올해도 경기 침체가 예상되면서 과거 경기 불황기의 일본처럼 가성비를 앞세운 발포주 흥행은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기존 맥주와 달리 ‘기타주류’로 분류되는 발포주는 세제상의 이점을 발판으로 중저가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국산 맥주는 출고원가의 72%에 대해 주세가 붙지만, 발포주 주세는 출고원가의 30%만 적용되기 때문이다. 국내 주세법에 따르면 맥주의 주원료인 맥아의 함량이 10%를 넘어야 맥주로 인정된다. 발포주는 맥아 함량이 10% 미만인 술로 사실상 맥주는 아니며, 맥아 외에는 고구마 등 전분을 부재료로 활용해 원가를 절감하는 식이다.

최근 52시간제 정착 등에 따라 국내 맥주 시장이 술집, 식당에서 ‘혼술’을 즐기는 가정으로 이동하는 점도 발포주가 공략하는 부분이다. 국내 발포주의 가정용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6%로 2017년 3%에 비해 두 배가량 늘었다. 올해는 12%까지 오를 것으로 추산된다. 가정용 시장의 국산 맥주 비중이 2013년 95%에서 2018년 74%까지 떨어진 가운데 발포주가 국산 맥주의 새로운 돌파구를 열고 있는 셈이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발포주 매출은 35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오비맥주
‘필굿’
오비맥주 ‘필굿’

앞서 1990년대부터 발포주 시장이 커진 일본에서는 현재 출시된 발포주만 50여종에 이른다. 맥아를 전혀 쓰지 않은 ‘신장르 맥주(제3맥주)’도 등장해 판매량 기준 발포주가 10%, 신장르 맥주가 33.4%로 전체 맥주 시장의 43.4%에 달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박상준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경쟁 심화보다는 발포주 시장의 확대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며 “오비맥주가 신제품을 출시하더라도 여전히 발포주 생산 업체는 2개에 불과하고, 하이트진로 입장에서도 하이트ㆍ맥스의 가정용 비중이 현저히 낮아지면서(20% 아래 추산), 잃을 것보다는 얻을 것이 많아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발포주 시장을 키우는 것을 비롯해 국산 맥주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젊은 소비층을 공략하기 위한 주류업계의 노력은 지속될 전망이다. 현재 국회와 정부는 주세법 개정을 통해 2020년께 맥주 과세 기준을 현 종가세서 종량세로 전환하는 방침을 논의 중이다.

국세청의 ‘2018 국세통계’에 따르면 2017년 국내 맥주시장 규모는 3조 9078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반면 국산 맥주 출고량(2017년 기준)은 182만3899㎘로 2013년(201만9956㎘) 보다 9.7% 감소했다. 맥주시장 규모는 역대 최고로 커졌지만 국산 맥주 시장은 오히려 쪼그라든 것이다. 같은 기간 수입맥주 출고량은 9만4543㎘에서 32만6978㎘로 3.5배 증가했다.


kul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