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국민연금의 연금사회주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한항공과 한진칼 다음의 타깃으로 몇몇 기업들이 거론될 정도다. 국민연금의 연금사회주의 공세는 경영간섭에 따른 투자여력 악화 우려, 사모펀드에 대한 간접지원 등 다양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에 대한 적극적 주주권 행사를 밀어 붙인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오는 2월 1일 열리는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이하 기금위)에서 대한항공과 한진칼에 대한 국민연금의 ‘경영참여’ 주주권 행사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문제는 29일 당초 계획에도 없던 비공개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이하 수탁위) 회의가 다시 한번 열렸다. 수탁위 회의를 다시 열어 사실상 지난 23일 대한항공, 한진칼에 대한 적극적 주주권 행사에 대한 반대 의견이 높았던 1차 수탁자 회의결과를 뒤집으려 한다는 의심을 샀지만 경영참여 주주권 행사여부와 행사 범위를 재논의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국민연금의 일련의 행보가 충분히 오해를 살 빌미를 제공했다.

이같은 일련의 조치들은 사실상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쳐맨 격이다. 수탁위는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 적용 여부와 범위 등을 가늠하기 위해 만든 전문가 위원회다. 이같은 수탁위에서 적극적 주주권 행사 반대라는 다수의 의견이 나왔음에도 기금위의 유권해석 요구 및 비공개 수탁위 회의 재개최 등은 1일 열릴 기금위의 ‘뒤집기’ 부담을 덜어주는 한편, 문재인 대통령의 ‘스튜어드십 적극 행사’ 발언에 코드를 맞추고자 하는 것으로 보여졌다. 게다가 비공개로 수탁위를 다시 연 이유가 정부와 국민연금이 혹시 모를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이를 민간(수탁위 위원들)에 책임을 넘기려는 ‘꼼수’라는 지적도 있었다.

재계 시각은 국민연금의 이같은 행보가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기업에 대한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의지로 볼 수 밖에 없다. 특히 국민연금이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하기 위해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변경할 경우, 6개월 이내의 주식 매매 단기차익을 반납해야 한다. 이런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최근에는 금융위원회에 ‘10%룰’의 적용 예외 가능성도 타진했다.

국민연금의 기본 목적은 국민 노후 보장과 이를 위한 수익률 극대화다. 경영참여를 위한 적극적 주주권 행사 의지 표명은 이 같은 국민연금의 기본 목적조차 무시하는 것이다.

현 상황에서 적극적 주주권이 필요할 것인지도 의문이다. 당장 적극적 주주권 행사 방법에는 기존 사외이사 해임, 신규 사외이사 추천 등의 방법이 있다. 하지만 기존 사외이사 해임의 경우 상법상 이사회에서 거부할 수 있고, 주총에 안건이 상정돼도 특별결의인만큼 표 대결에서 승리가 어렵다.

이같은 국민연금의 움직임에 여론도 싸늘하다.

특히 국민이 노후를 위해 맡긴 돈이자 공적기금을 운용하는 국민연금이 국민들의 돈을 이용해 오히려 수익을 떨어뜨릴 수 있는 결과를 반길 이유는 없다.

오는 2월 1일 열릴 기금위에서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 주목된다. 국민 노후를 위해 장기적 주주가치를 통한 수익성 극대화라는 국민연금의 기본 취지가 지켜지기를 바란다.

이정환 산업섹션 자동차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