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모바일섹션] 지난 4일 갑작스럽게 숨을 거둔 고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은 언뜻 사소해 보이는 것까지 응급환자를 위해 고민했다.

대표적인 것이 자동제세동기(AED) 이름을 ‘심쿵이’로 바꾸자고 제안한 것이다.

윤 센터장은 지난해 10월 자신의 SNS를 통해 심정지 환자를 살리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목격자의 AED사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글에서 자동제세동기란 이름 대신 ‘자동심장충격기’라는 용어를 썼다. 하지만 그조차 마음에 들지 않았던 윤 센터장은 “개인적으로 ‘자동심장충격기’라는 어려운 말 대신 ‘심쿵이’라는 용어를 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응급 상황에서 남을 돕도록 목격자들이 적극 나설 수 있도록 하는 문구를 심쿵이에 적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남을 도운 사람을 면책할 수 있는 문구를 붙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센터장은 “나로서도 심정지 환자를 보면 그 기계를 함부로 사용할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서 “만약 사용하고 나면 설치자가 내게 그 비용을 청구하지 않을까 의구심이 든다”고 설명했다.

윤 센터장이 이런 염려를 하는 건 구호 행위가 자칫 지긋지긋한 법정 분쟁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법이 있어도 ‘내가 면책을 받을 수 있을지’ 누구도 확신하지 못한다”면서 구호로 피해를 입었다는 측이 변호사를 선임해 무차별 손해배상 소송에 나서면 결국 정당성을 인정 받더라도 그 과정 자체가 고통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인식이 확산되면 결국 “차라리 남의 일에는 관심을 끄는 게 편한 세상이 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윤 센터장은 “만약 보건복지부가 ‘쓰러진 사람을 도우면 당신에게는 어떤 불이익도 없어요’라는 포스터를 방방곡곡에 구석구석 덕지덕지 붙여 놓으면 어떨까”라고 제안했다.

윤 센터장이 심쿵이에 명시하길 바란 7가지 문구는 아래와 같다.

1. ‘응급환자에게 이 기계를 사용하면 누구도 당신에게 배상하라고 하지 않습니다’

2. 사용법을 정확히 모르더라도 과감하게 사용하십시오. 다행히 기계가 굉장히 친절합니다.

3. 쓰러진 사람을 보면 적극적으로 도우십시오. 그로 인해 겪게 될 송사는 보건복지부가 책임지겠습니다.

4. 도움을 요청하면 언제든 응하십시오. 그로 인해 겪게 될 송사는 보건복지부가 책임지겠습니다.

5. 당신이 남을 돕지 않으면 누구도 당신을 돕지 않게 됩니다.

6. 당신이 할애하는 십여분이 누군가에겐 수십년의 시간이 됩니다.

7. 심폐소생술을 배우고 싶다면 XXXX번으로 전화하십시오. 교육만 받아도 고성능 무선청소기를 무료로 드립니다.

이상 보건복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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