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넓던 재배지, 지도층 마약 악용으로 멸종 터키는 철저한 관리, 세계 아편의약품 독점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터키 중부에서 약간 북서쪽으로 치우친 도시 아편(Afyon)이 전세계 의료용 아편 생산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유명해진 이유는 마약으로 인식되기 쉬운 이 약재를 병 고치는데 ‘선용(善用)’하겠다는 의지가 강력하고 이를 뒷받침할 만한 제도적 장치가 오래전부터 충분히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겐 불편한 이름일지 몰라도, 아편은 터키의 중견 도시 이름이자, 주(州)의 이름이 될 정도로 자랑스런 이 나라 특산물이다.
40~50년전 우리나라 곳곳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삼’ 즉 대마(大麻)는 나쁜 사람들이 악용하면서 자취를 감추고 만다. 아편(양귀비의 일종) 역시 꽤 재배됐지만 악마의 그림자가 드리우면서 선용하는데 실패했다.
지나치게 강한 약효를 가진 이들 좋은 약재들은 난치 질환의 치료라는 천사의 얼굴, 마약이라는 악마의 얼굴을 모두 가졌는데, 우리는 시스템의 부재, 사회지도층의 무분별한 악용 과정을 거치며 의약계에서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권력자들의 음성적 재배와 흡입, 문화계 공인들의 악용 등 숱한 구설에 올랐다.
진작 선용했더라면, 대마와 아편을 수입할 것도 없이 우리 스스로 연구개발을 거듭해 좋은 토종 약재로 만들었을 것이다. 지난해 8월 의료용 대마 합법화를 주장하는 비영리단체 ‘한국 카나비노이드 협회’가 창립되는 등 ‘선용’을 위한 노력이 재개됐다.
40여년의 우여곡절과 멸종이라는 진통 끝에 대마 의약품이 다시 정식 수입된다.
식약처는 오는 3월12일부터 대마의약품 수입을 허용한다고 25일 밝혔다. 난치병, 희귀질환 치료의 시급성 때문이었다. 만시지탄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수입은 식약처의 3대 브랜드사업 중 하나인 ‘희귀 난치질환자를 위한 건강지킴이 사업’의 일환이다.
대마 성분 의약품은 한국희귀ㆍ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해 철저한 통제 속에 수입, 관리된다. 식약처는 의료용 마약류, 희귀의약품 등의 신속한 공급을 위해 이 센터의 기능을 확대하고 전담인력을 기존 10명에서 23명으로 대폭 확충했다.
식약처는 또한, 어린이용 인공혈관 등 희귀ㆍ난치질환자에게는 필요하지만, 국내에서 구하기 힘든 의료기기는 국가가 우선 비용을 지원하여 수입ㆍ공급하는 제도를 오는 6월부터 도입할 예정이다.
이와관련해 식약서는 오는 27일 서울글로벌센터빌딩 9층 국제회의장에서 ‘희귀ㆍ난치질환자 건강지킴이 사업 강화 방안’이라는 주제로 ‘제9회 식품ㆍ의약품 안전 열린포럼’을 연다. 대마성분 의약품 임상효과 사례, 대마성분 의약품 사용 확대 및 안전관리 방안, 희소ㆍ긴급도입 필요 의료기기 공급 방안 마련 등을 주제로 토론한다.
아직도 마약 성분의 의약품을 의료기관 종사자, 또는 이들과 결탁한 사회지도층이 몰래 투약하다 걸리기도 했는데, 좋은 약재가 널리 사람을 살리는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철저한 관리와 위반자에 대한 엄정한 단죄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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