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새 기본계획 마련 착수 포용성장 상징…올 1만5000개 돌파 빈약한 자립기반…질적성장 부족 새 비즈니스모델 개발 지원책 필요
‘포용적 성장’의 상징인 협동조합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지만 여전히 자립기반이 빈약한 만큼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할 수 있는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런 점을 감안해 기획재정부는 ‘제3차 협동조합 기본계획’ 마련에 본격 착수한 것으로 28일 알려졌다.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협동조합기본법에 따라 3년마다 수립되는 기본계획은 향후 3개년(2020년~2022년) 동안 적용될 협동조합 활성화 로드맵을 그리게 된다. 우선 협동조합 정책방향을 설정하고, 과제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에 들어갔다. 연구용역을 맡은 중소기업연구원은 오는 9월까지 연구보고서를 완성할 계획이다. 또 기재부는 이달 중 외부용역을 통해 ‘제4차 협동조합 실태조사’에 본격 착수한다. 협동조합의 활동현황, 자금, 인력 등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로 2년마다 실시되고 있다. 최종적인 협동조합 기본계획과 실태조사 결과는 내년 초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5인 이상 조합원을 모으면 누구나 협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게 한 ‘협동조합 기본법’이 시행된 후 협동조합 수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2012년 12월 협동조합법 시행 당시 53개에 불과했던 협동조합 숫자는 올해 3월 기준 1만5026개로 급증했다. 물품 구매, 생산, 판매 등을 함께 하고, 조합원의 권익을 위해 활동하는 일반협동조합이 전체의 약 91%를 차지했다. 반면 돌봄, 자활 등 역할을 담당하는 사회적 협동조합의 비중은 9% 수준에 불과했다. 예상보다 사회적 협동조합의 성장세가 미진하지만 전체 협동조합은 일자리 창출, 사회 취약계층 고용 등을 통해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3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협동조합 피고용인은 약 2만2000명이었다. 이중 약 27%가 협동조합 입사 전 비경제활동인구였고, 고령자ㆍ장애인 등 사회적 취약계층의 비중도 35%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양적 성장에는 성공했지만 질적 측면에서는 여전히 성과가 부진했다. 2017년 조사 기준 협동조합 사업운영률은 53%에 불과했다. 또 평균 당기순이익은 2015년 1935만원에서 2017년 373만원까지 하락했다. 2012년 설립된 조합의 생존율은 54.3%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협동조합의 생존율은 중소기업보다 높다”며 “사업을 잠시 쉬고 있는 경우도 있어 과거 자료로 현 실태를 판단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연내 새롭게 마련될 기본계획은 내실화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카풀과 같은 공유경제는 협동조합이 충분히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라며 “신산업 분야에서 새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 있게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생존률을 끌어올릴 새 비즈니스 모델로 금융 협동조합이 언급된다. 현재 우리나라 협동조합은 비금융 산업 분야로 제한돼 있다. 김병욱 의원은 “유럽과 북미 등 선진국에서는 금융 협동조합이 자금공급뿐 아니라 금융산업의 안정성과 고용창출에도 높은 기여를 하고 있다”며 지난해 말 금융 및 보험업을 허용하도록 한 개정안을 발의했다. 한 협동조합연구소 관계자는 “협동조합을 이해하는 금융이 필요하다”며 “엑셀러레이터나 크라우드펀딩 중개회사 등도 협동조합 형태로는 가능하지 않고, 협동조합 형태의 금융기관은 더욱 금지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제노동기구(ILO)는 협동조합이 경제의 ‘모든’ 영역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며 “일반 주식회사의 법적, 회계적 잣대를 그대로 협동조합에 적용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후원 활성화도 자립기반을 키울 수 있는 대안으로 제시됐다. 청각장애인용 정보기술(IT)을 개발하는 AUD협동조합의 박원진 대표는 “기부금 영수증의 세제 혜택 공제 비율을 높이면 사회적 협동조합이 지속가능한 경영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며 “또 후원뿐만 아니라 경영 투명성도 제고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경수 기자/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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