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격 하락세 하반기까지 지속’ 전망 속속 - 재고 소진, 예상밖 저조…감산보다 수율 개선으로 돌파 전략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반도체 산업 경기가 빠르게 식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급락과 함께 데이터 센터에서 쏟아지던 수요 마저도 급감하자 매출과 이익의 동반 감소라는 이중고에 처한 형국이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하락세가 올 상반기에 안정을 찾고 하반기부터 반등에 나설 것이라는 업계의 바람 섞인 예상마저도 흔들리는 상황이다.

1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 등에 따르면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은 3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D램익스체인지는 최근 보고서에서 2분기(4~6월)의 D램 가격 하락 예상 폭을 기존 15%에서 20%로 높이고, 3분기(7~9월) 역시 D램 가격이 10%가량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메모리반도체 가격은 D램의 경우 작년 9월 고정거래 가격(DDR4 8기가비트 기준) 8.18달러를 고점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낸드플래시 역시 고정거래 가격(128Gb 16Gx8 MLC 기준)이 작년 6월 5.6달러에서 하락 국면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IHS마킷 역시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D램 시장은 전년 대비 22% 감소한 770억달러(약 87조원) 규모”라며 “D램 가격 하락과 수요 약세가 3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업계에선 2분기에 반도체 경기가 저점을 찍고 3분기부터는 반등에 나설 것으로 봤지만 이들 시장조사기관은 이구동성으로 1분기 시황이 예상보다 나빠지며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4분기에도 회복을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이미 업계에서도 1분기 ‘어닝 쇼크’를 대비하는 모양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주 공시를 통해 1분기 예상을 크게 하회하는 실적을 낼 수 있다고 사상 처음으로 실적 발표 이전에 사전 설명자료를 발표한 바 있다. SK하이닉스도 시장으로부터 더 낮은 1분기 예상 성적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통상 반도체 가격이 떨어지면 수요가 늘었던 과거의 흐름과 달리 가격과 수요가 동시에 하락하고 있다는 점에서 반도체 업계의 우려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전 세계 CPU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인텔이 팹(생산 공장)을 이전하면서 CPU 공급을 크게 줄였고 메모리 수요도 급감했다.

여기에 더해 아마존ㆍ마이크로소프트ㆍ구글과 같은 주요 IT(정보기술) 업체들이 공을 들이고 있는 인터넷데이터센터(IDC)에 대한 추가 투자도 반도체 수요 회복의 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반도체 공급이 부족했던 지난해 가격과 무관하게 반도체를 대거 구매해 놓으면서 재고 소진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D램 반도체의 주요 고객인 스마트폰 업체들의 부진 역시 반도체 가격 하락세와 무관하지 않다.

더불어 반도체 제조업체들의 공급 조정을 통한 가격 안정화도 요원한 상태다. 메모리반도체 2위 업체인 미국 마이크론이 최근 5% 감산을 결정한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감산보다는 수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위기를 타계하겠다고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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