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효과가 변수

기대 못미치면 증시엔 찬물

경기 살아나면 채권에 제동

국내는 안전자산 선호 유력

[헤럴드경제=강승연·김현일 기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이달 기준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하면서 최근 이어진 주식·채권의 동반 강세에 변화가 나타날 지 관심이다. 실물경제가 금리인하 효과를 제대로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되면, 기대심리가 실망으로 바뀌어 주식시장에는 ‘찬물’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같은 우려 때문에 안전자산 선호자금이 채권시장으로 계속 몰릴 것이란 관측이다.

10일(현지시간) 파월 의장의 의회 하원 증언은 이달 금리인하를 단행하겠다는 강력한 ‘시그널’로 읽혀진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이달 금리인하 가능성을 100% 반영하고 있다. 50bp(1bp=0.01%포인트)를 한꺼번에 내리는 ‘더블샷’ 가능성은 발언 직후 26.6%를 가리키다 28.7%까지 상승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시장 전망을 보여주는 페드워치 툴. 10일(현지시간) 오후 7시 30분 현재 7월 금리인하 가능성은 100%, 25bp 인하 가능성은 71.4%다. [CME 페드워치 홈페이지 캡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시장 전망을 보여주는 페드워치 툴. 10일(현지시간) 오후 7시 30분 현재 7월 금리인하 가능성은 100%, 25bp 인하 가능성은 71.4%다. [CME 페드워치 홈페이지 캡처]

최근까지 미국과 한국의 채권시장은 이런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와 어두운 경제전망이 겹쳐 강세(금리 하락)를 지속해왔다.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2% 안팎 수준으로, 한국의 국고채 10년물은 1.5%대로 뚝 떨어졌다. 장기물 금리가 단기물보다 더 떨어져 서로 비슷해지는 수익률 곡선 평탄화 현상도 나타났다.

눈에 띄는 점은 증시도 똑같이 강세를 보였다는 사실이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올들어 19% 넘게 올랐고, 10일 장중에는 파월 의장 발언 영향으로 사상 처음 300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연준의 금리인하가 주식·채권의 동반 강세를 이끌었고, 특히 이번 금리인하가 ‘보험성’이며 추가 성장 모멘텀을 찾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유동성을 증시로 불러와 지수 상승세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연준이 금리를 내리더라도 실물경제에 뚜렷한 효과를 가져다주지 못하면, 주식에서 채권으로 자금 이탈을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

김영익 서강대 교수는 “1969년 이후 미국의 경기와 주가 간 사이클을 보면, 경기가 정점을 치고 난 뒤 평균 11개월에 걸쳐 S&P500 지수가 23% 떨어졌다”며 “금리인하 기대와 그에 따른 시장금리 하락으로 과대평가된 주가가 크게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은행이 미국과 보폭을 맞춰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면 국내에서도 비슷한 그림이 연출될 수 있다.

김형호 한국채권투자자문 대표는 “한은은 작년에도 금리를 올릴 상황이 아닌데 미국의 인상폭이 커지니 금리를 올렸다”며 “이번에도 미국을 뒤에서 따라가는 모습일 것”으로 내다봤다.

더 큰 문제는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갖혀 있는 한국 증시다. 코스피는 2016년 초만 해도 S&P500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최근엔 큰 폭으로 벌어졌다.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 등 곳곳에 도사린 암초가 국내 경제와 기업 실적을 위협하고 있어서다. 미국은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상승에 따른 조정이지만, 우리는 지지선 붕괴로 이어져 자칫 투매를 자극할 수도 있다.

김 교수는 “우리 주가와 일평균 수출금액 간 상관계수가 0.9에 달한다”며 “수출환경이 계속 안 좋아지고 있다는 점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금리인하가 위험자산 선호로 이어져서 국내 시장에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이 원하는 것을 해주고 싶어 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성향이 글로벌 유동성의 위험자산 선호를 자극하고 있다”며 “국내 증시가 현재 바닥을 지나고 있으며 하반기에는 갈수록 좋아질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