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여야의 협상이 재차 어그러지면서 세월호특별법이 표류하고 있는 가운데 추석 연휴 이후 정치권은 세월호특별법을 타결지을 수 있을까. 민심이 한 데 어울려 섞이는 ‘민심 용광로’ 추석이 지나면서 모든 국정 현안을 빨아들인 세월호특별법의 향방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여야는 “추석 전 세월호특별법을 처리해야 한다”고 앞다퉈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새누리당과 세월호 유가족이 얼굴만 붉히며 협상을 끝내면서 추석 전에도 여야의 협상은 단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했다. 심지어 세월호특별법을 둘러싼 논의 테이블 자체도 자취를 감추자 정치권 안팎에선 추석 이후에도 세월호특별법의 향방이 여전히 안갯 속이라는 평가다.

특히 지난달 7일과 19일에 걸쳐 여야가 세월호특별법을 합의하면서 세월호 특별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유가족의 주장은 사실상 효력을 상실한 모습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여야 협상을 뒤엎고 유가족의 뜻의 따라 세월호특별법을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새누리당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하는 진사조사위 구성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협상이 재차 어그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여야 간 간극이 큰 가운데,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위한 협상 테이블에 유가족도 참여하는 3자 구도로 법안 논의가 확대되면서 사안의 불확실성은 더 커진 상황이다.

한편 당장 추석 이후에는 9월 중순으로 접어든 만큼 시간이 지날수록 예산안 심사, 국정감사, 쟁점법안 심사 등 산적한 과제를 풀어야 할 정기국회 의사일정은 빠듯해질 수밖에 없다.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 5일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가 특히 “추석 연휴가 끝나면 야당 원내대표와 함께 진지하게 민생 문제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언급했는데, 정치권에 대한 따가운 여론을 의식해 ‘세월호특별법 우선 처리’를 주장하는 야당을 재차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추석 이후 따가운 민심을 받아드려 여ㆍ야ㆍ유가족간 극적 타결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당장 새누리당 이 원내대표와 새정치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 5일 오후 서울 시내 모처에서 만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가족과 친지가 한 데 모이는 추석 밥상에는 ‘세월호 정국’이라는 밑반찬이 깔렸지만, 세월호법 제정을 둘러싼 여야간 다툼이 장기화된 데 대한 피로감을 느끼는 목소리와 아울러, 정치권의 무능과 불신에 대한 질타가 높은 상황이다. 여야 정치인 모두 따가운 민심과 함께 적극적으로 정국을 풀라는 주문을 접했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여야 원내지도부는 추석 연휴 기간에도 각자의 민생 행보에만 집중했을 뿐, 세월호특별법을 두고 일정을 잡거나 머리를 맞대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