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 함상범 기자] 비교적 빠르고 슬기로운 대처다. 과감했고 용기도 있었다. 배우 정유미와 매니지먼트사 에이스 팩토리는 갑작스럽게 몰아친 돌발 상황을 정면 돌파했다. 일본 화장품 기업 DHC에 대한 반감으로 정유미에게 뭇매를 가한 대중은 정유미의 결단에 강한 지지와 박수를 보내고 있다. 정유미가 전속 모델로 활동 중이었던 DHC가 직접 운영하는 DHC 텔레비전의 시사 프로그램 ‘진상 도라노몬 뉴스’에서 한국 내 일본 제품 불매운동과 평화의 소녀상을 비하했다는 사실이 10일 JTBC를 통해 보도됐다. 이들은 일본이 한글을 만들어 배포했다고 역사를 왜곡하는 가짜 뉴스까지 퍼뜨렸다.보도에 따르면 극우 성향으로 알려진 출연자가 한국의 불매운동에 대해 “한국은 원래 금방 뜨거워지고 금방 식는 나라니까 일본은 그냥 조용히 두고 봐야지”라고 말했다.또 다른 출연자는 “조센징은 한문을 썼는데 한문을 문자화하지 못해 일본에서 만든 교과서로 한글을 배포했다”며 “일본인이 한글을 통일시켜서 지금의 한글이 됐다”고 말했다. 이 출연자는 또 위안부 평화의 소녀상에 대해 “내가 현대 미술이라고 소개하면서 성기를 내보여도 괜찮은 거냐”고 비하했다.지난달 초, 일본의 수출 규제로 불거진 불매운동이 장기화되는 시점에 이러한 발언은 한국 국민들의 들끓는 분노에 기름을 부은 겪이 됐다. 화가 난 국내 네티즌들은 DHC KOREA 관련 SNS로 달려가 비판했지만, 이들은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내의 댓글을 차단하는 얄팍한 수를 썼다. 페이스북에서만 댓글이 가능하자, 대다수가 페이스북에서 글을 남기며 퇴출 운동을 시도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까지도 가세해 DHC 퇴출 운동을 함께 했다. 그런 가운데에서 모델로 활동 중이었던 정유미에게도 불똥이 튀었다. 일부 네티즌들은 화를 누르지 못하고 정유미에게도 쓴 소리를 해댔다. 무차별적인 욕설도 있었다. 이전보다 더욱 선진화되고 현명한 불매운동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번 상황에서도 일부 네티즌들은 정유미에게 돌을 던졌다. “모델이 무슨 죄가 있냐”며 반박을 해주는 네티즌들이 적지 않았지만 “재계약은 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의견은 팽배했다. 설왕설래가 이어오던 중에 정유미 측이 용단을 내렸다. 에이스 팩토리는 “DHC 본사 측 발언에 중대한 심각성을 느껴 정유미의 초상권 사용 철회와 모델 활동 중단을 요청했다. 정유미 SNS 내 DHC 관련 게시물도 삭제했다”고 밝혔다. 재계약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현재 에이스 팩토리는 DHC로부터 모델 활동 중단에 대한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다. 위약금 등이 걸려 있고, 광고주와의 관계가 불리한 여건임에도 불구하고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한 정유미 측은 불과 하루 이틀 사이에 계약해지라는 강경한 결정을 내렸다. 고민거리가 상당했을 텐데도, 시대가 요구하는 정신에 걸맞은 판단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중은 정유미의 결정에 환호하고 있다. 온라인을 살펴보면 정유미와 소속사를 향한 응원 글이 상당하다. “작게 잃고 크게 돌아올 것”, “현명하고 빠른 대처와 용감한 결정” 등의 댓글이 무수히 달리고 있다. 모델을 하고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추락하고 있던 정유미의 이미지는 단숨에 올라섰다. 국내 연예계는 논란이 끊이지가 않는다. 그 때마다 대처를 하는 소속사의 판단이 매번 대중에 공감을 사지는 못 한다. 골든타임을 놓쳐서 돌이킬 수 없게 되거나, 사실을 숨기려다가 더 큰 타격으로 돌아오기도 한다. 그런 중에 정유미와 소속사가 보인 행보는 연예계를 통틀어 교과서적인 대처라 부를 만하다.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정의를 놓치지 않은 결정은 누구에게나 귀감이 되기에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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