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1조원대 소송 승소

1조원대 과징금 처분에 불복해 퀄컴이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 대한 첫 재판에서 법원이 사실상 공정위의 손을 들어줬다. 퀄컴은 스마트폰 제조업체 등에서 받는 특허이용료(로열티)를 주수익원으로 삼는 사업모델에 치명타를 입게 된다. ▶관련기사 10면

서울고법 행정7부(부장 노태악)는 4일 퀄컴이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등 취소 소송에서 공정위가 퀄컴에 부과한 과징금 1조 300억 원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퀄컴이 경쟁 모뎀칩셋 제조사에 대해서만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하고, 휴대폰 제조사들에 대해서는 지위를 남용했다고 보지 않았다.

재판부는 퀄컴에 대해 “부당성 경쟁제한성 대해 ‘프랜드 확약’에 따른 의무를 회피해 강제한 행위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포괄적 라이선스가 휴대폰 제조사에게 불이익을 가져온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공정위 측) 증명이 부족하다. 점유율 방식 구조만으로는 비용 부담이 합리적 수준을 초과했다고 볼만한 구체적 증거가 없다”며 공정거래법 위반이 아니라고 봤다.

퀄컴은 공정위가 내린 시정명령을 모두 이행해야 한다.

즉, 모뎀 칩셋을 제조하는 경쟁사에 특허 사용을 막아선 안되고, 퀄컴의 모뎀 칩셋을 안 쓰는 휴대폰 제조업자들에 특허 로열티를 차별적으로 부과하는 행위 또한 금지된다. 모뎀 칩셋이 아닌 휴대폰 단말기 가격에 비례해 로열티를 부과하는 행위도 마찬가지다. 뿐만 아니라, 기납부한 과징금 1조300억원 또한 돌려받지 못하게 된다.

공정위는 2016년 12월 퀄컴에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를 이유로 시정명령과 1조3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퀄컴은 휴대폰이 아날로그 신호인 사람의 음성과 디지털 신호를 변조해 대화가 송수신될 수 있도록 하는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모뎀칩을 만드는 회사다.

퀄컴은 이 CDMA 표준과 관련해 90% 이상의 특허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공정위는 퀄컴이 삼성, 애플 등 휴대전화 제조사를 상대로 자신들이 제조한 칩셋을 구매하지 않으면 특허권 사용을 못하게 했고, 경쟁 칩셋 제조사인 인텔에는 아예 특허 제공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특허권 사용료를 칩셋이 아닌 휴대폰 판매가에 비례해 받는 점 등을 지적하며 일련의 차별행위를 시정하라고 명령했다.

이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