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 대출 금지선 설정하자

15억 이하 아파트 상대적 반사익

턱밑까지 가격 올려 15억선 수렴

15억 이상 아파트들은 관망추세

12·16 대책이 발표된 이후, 주택담보대출이 금지된 15억원으로 고가 아파트 가격이 수렴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5억원 이하의 아파트는 오히려 ‘갭 메우기’를 하며, 15억원까지 호가를 올리고 있다. 반면 15억원을 넘겨 자금부담이 생긴 아파트는 15억원 선까지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다. 분양가 2배를 넘겼던 신축 보류지 낙찰가도 15억원 선을 기준으로 결과가 엇갈리고 있다.

3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경기도 분당구 백현마을 5단지 84㎡(이하 전용면적)은 23일 14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15억원선 턱밑까지 오른 이 아파트의 직전(9월) 거래가액은 12억8000만원이다.

15억원 선까지 바짝 따라붙는 계약건은 또 있다.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DMC 파크뷰자이 1단지 152㎡도 17일 14억8000만원에 계약서를 썼다. 이 아파트의 직전 거래가 역시 6월 12억8000만원이다.

실거래가 신고는 계약일을 기준으로 60일 내에 이뤄져야 하며, 거래일은 계약일 기준으로 이뤄진다. 때문에 신고된 거래는 아직 적지만, 대책 이후 실제 거래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성동구 금호동에서도 신금호파크자이 84㎡는 18일 14억2000만원에 거래되며 15억원까지 따라붙는 모양새다. 불과 한달 전 같은 아파트가 12억5000만원에 거래된 것을 감안하면, 규제 이후 오히려 1억7000만원이나 오른 셈이다.

고가 아파트 시장에서 15억원선까지 올라서는 흐름은 서울지역에서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올해 지방 부동산 시장 상승지역으로 지목됐던 광주광역시 서구 농성동의 빌리브 트레비체 136㎡의 분양권은 14억1360만원에 거래됐다. 이 아파트는 대책 직후인 17일에는 12억9460만원에 거래됐고 이후 13억원대에서 14억원대까지 점차 몸값을 올리고 있다.

반면 12·16 규제에 15억원선으로 값을 끌어내린 곳도 있다. 특히 재건축 사업이 더딘 구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이 같은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 용산구 신동아 아파트 84㎡는 이달 6일 16억원에 거래됐으나 대책 이후인 24일에는 15억원으로 1억원 떨어졌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은마아파트 등도 아직 거래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호가 하락이 나타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송파구 위례 신도시나 강서구 마곡신도시 등 15억원 이하의 신축 아파트 단지가 밀집한 곳은 오히려 관심이 늘었다”면서 “규제 직후라 실제 거래로 성사되는 일이 많지 않더라도 매수 수요자들이 꾸준히 집을 보러 오는 등 주택담보대출이 가능한 지역이 오히려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인기가 있던 ‘보류지 아파트’ 시장에서도 15억원선을 기준으로 웃고 울고 있다. 보류지는 정비사업을 진행하는 조합이 여분으로 남겨둔 물량으로, 청약과 달리 조합이 정한 가격에서 입찰 형태로 매각돼 청약 조건이 해당되지 않는 이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다음달 입주 예정인 신길뉴타운의 ‘보라매 SK뷰’ 보류지 매각에서도 이 같은 흐름이 드러났다. 지난 24일 진행한 매각 과정에서 10가구 중 2가구가 유찰되었는 데 유찰된 1채는 117㎡로 최저입찰가가 17억원이었다. 반면 84㎡는 13억3000만원부터 입찰에 부쳐져 보류지 5채 모두가 팔렸다.

성연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