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F 관련 고강도 문책 확정땐

3년간 금융권 임원 기회 박탈

은행들 제재 낮추기 총력 준비

금융감독원이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의 책임을 물어 우리·KEB하나은행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중징계를 통보했다. CEO 중징계는 지배구조를 흔들 이슈인 만큼 해당 은행들은 곧장 대형로펌들과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 준비에 나섰다. 새달 열리는 제재심에선 법정을 방불케하는 공방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30일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은행장들이 앞다퉈 보상을 제대로 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지만 제재심과는 무관한 사안이다. DLF 사태로 피해를 본 사람들이 매우 많다. 충분히 엄중한 수위의 제제가 뒤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금감원 관계자도 “사안에 대한 금감원 입장은 엄중 문책 쪽으로 기우는 분위기다”며 “최종 제제 수위는 위원회 결정으로 확정되겠지만 이번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금감원은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과,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에게 ‘문책경고’를 통보했다. 징계 수위를 높은 순 부터 나열하면 해임권고, 직무정지, 문책경고, 주의적경고, 주의 등 5가지인데 두 은행장에게 통고된 문책경고는 제재 가운데 3번째로 무거운 징계다. 제제심의위원회는 오는 1월 16일 오후 2시 유광열 금감원 수석부원장 주재로 금감원 건물 11층 대회의실에서 개최된다.

두 은행장에게 보낸 문책경고가 제재심에서 확정되면 이들 CEO들은 남은 임기까진 자리를 지킨다. 다만 징계가 확정된 이후 3년간 금융권에서 임원을 맡을 수 없다. 지배구조를 흔드는 이슈인터라 은행들은 제재 수위를 낮추는 데 사력을 다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손태승 회장의 임기가 불과 3개월 남은 우리금융 입장에선 비상이 걸렸다. 최근 열린 우리금융 이사진들은 CEO 경영승계계획을 보고받고, 적정성을 검토까지 마쳤다. 우리금융은 이후 1월 중 이 승계프로그램을 가동할 계획이었지만, 징계 리스크가 생각보다 커지면서 당혹한 상황이다. CEO들은 관리통제에 소홀했다는 점, DLF의 대규모 부실 가능성을 어느정도 인지하고 있었다는 점 등을 제재심에서 집중 추궁받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대형 로펌의 조력을 받아 총력전을 준비하고 있다. 제재심은 제재대상자(은행)와 금감원 검사부서가 진술권을 동등하게 갖고 각자의 논리를 펼치는 대심제로 열린다. 우리·하나은행 CEO들은 변호사들까지 대동해 방어논리를 펼치기로 했다. 행장이 개별 투자상품의 판매까지 세세히 관여하지 않는 의사결정 구조를 어필하고 DLF 사태 이후 적극적으로 사후대책을 마련·실행했다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다. 우리은행 측은 “소비자보호기금까지 만드는 걸 검토할 정도로 후속조치에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제재심은 9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금감원 수석부원장을 비롯한 당연직 위원 4명과 민간위원 5명이다. 금감원은 민간위원 전체 풀(17명) 중에 5명을 선정하는 작업을 조만간 벌인다. 다만 제재심 위원들 사이에서는 고강도 징계를 내려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홍석희·박준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