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조원태 퇴진 요구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왼쪽)이 31일 KCGI, 반도건설과 함께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전문경영인제도 도입을 제안하겠다고 밝히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오른쪽)과의 경영권 분쟁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연합]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왼쪽)이 31일 KCGI, 반도건설과 함께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전문경영인제도 도입을 제안하겠다고 밝히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오른쪽)과의 경영권 분쟁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 한진그룹의 경영권이 달린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남매의 난’ 조짐이 일고 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003490] 부사장이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이 결국 ‘반(反) 조원태’ 전선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태평양은 31일 조 전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 명의로 “대한항공을 비롯한 한진그룹의 현재 경영상황이 심각한 위기상황이며 그것이 현재의 경영진에 의해서는 개선될 수 없다”는 3자 공동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전문경영인제도의 도입을 포함한 기존 경영방식의 혁신, 재무구조의 개선 및 경영 효율화를 통해 주주가치의 제고가 필요하다는 점에 함께 공감했다”며 “다가오는 한진칼[180640]의 주주총회에서 의결권 행사와 주주제안 등 한진그룹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활동에 적극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번 주총에서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재연임을 막고 퇴진을 요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들 세 주주는 경영의 일선에 나서지는 않고 전문경영인을 내세워 혁신적 경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들은 “그동안 KCGI가 꾸준히 제기해 온 전문경영인제도의 도입을 통한 한진그룹의 개선 방향에 대해 기존 대주주 가족의 일원인 조현아 전 부사장이 많은 고민 끝에 전적으로 공감하고 새로운 주주인 반도건설 역시 그러한 취지에 적극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한진그룹의 전문경영인체제와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화해 일반주주들의 이익을 증진하겠다고도 했다. 조 부사장의 이른바 ‘난매의 난’이 경영권 확보에 있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KCGI 산하 투자목적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는 이날 조 전 부사장, 반도건설 계열사인 대호개발·한영개발·반도개발과 한진칼 주식에 대한 공동보유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현행법상 지분을 공동 취득 혹은 처분하거나 의결권을 공동행사하기로 해 합산 보유비율이 발생주식 등의 총수의 5% 이상이면 그 내용을 공시해야 한다. 그레이스홀딩스와 조 전 부사장, 반도건설 계열사 등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은 총 32.06%다. 반도건설의 의결권 유효 지분(8.20%)을 고려하면 총 지분율은 31.98%다.

이에 따라 오는 3월 한진칼 주총에서의 지분 확보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한진 총수 일가의 지분은 28.94%인데, 조 전 부사장(6.49%)이 '반 조원태'연대를 구축하면서 조 회장 측 지분은 어머니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편을 들어준다고 해야지만 22.45%를 유지한다. 여기에 그룹 '백기사'인 델타항공(10.00%)과 조 회장의 '우군'으로 분류된 카카오(1%)의 지분을 더하면 조 회장의 지분은 33.45%다. 그러나 모친 이 고문과 여동생 조 전무가 조 전 부사장의 편에 서면 조 회장은 경영권을 내려놔야 할 수 있다.

국민연금과 타임폴리오자산운용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과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각각 한진칼 지분 4.11%와 3.61%를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