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요? 우려는 되지만, 외국 기업의 비즈니스 요청이 많아 안 갈 수가 없어요.”
오는 24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참석 여부를 묻자 통신사 관계자에게서 돌아온 답이다.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굵직한 글로벌 기업들이 연이어 MWC 불참을 선언했다. 국내 통신사들도 출장인원을 최소화했지만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임원진은 MWC행을 감행한다. 외국 기업의 미팅 요청이 어느 해보다 쇄도한다는 것이 그 이유다. 외국 기업이 원하는 미팅 주제는 하나다. 5세대(5G) 통신의 ‘노하우’ 전수다.
이 관계자는 “5G 레퍼런스(참고)가 될 만 한 사례가 한국밖에 없다 보니 국내 통신사를 만나고 싶어하는 요구가 상당하다”며 “올해의 경우 우리의 니즈(needs) 보다는 상대방의 니즈로 미팅이 약속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아카데미 4관왕을 석권하며 아시아 영화 ‘최초’의 기록을 쓴 봉준호 감독이 있다면,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도 의미 있는 ‘최초’가 적지 않다. 세계 최초 상용화에 성공한 5G가 대표적이다. 앞다퉈 국내 통신사에 손을 내미는 분위기를 보면 ‘5G 한류’라는 말도 과장은 아니다.
특히 올해는 본격적인 5G 상용화를 앞둔 국가가 많다는 점에서 ‘5G 한류’의 진가가 더 빛을 발하는 시기다.
5G 상용화를 준비 중인 싱가포르는 지난해 5월 LG유플러스를 방문해 5G 네트워크 구축 전략과 운영 노하우를 벤치마킹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0월 독일 정·재계 인사들이 대거 참여한 국제 컨퍼런스에서 5G 노하우를 전수했다. 이어 최근 싱가포르 필리핀 대만 홍콩 등의 기업에 5G 핵심 기술 중 하나인 5G MEC(Mobile Edge Computing) 기술을 전수, 기술 수출 결실도 나타났다. 러시아 1위 통신사 모바일텔레시스템즈(MTS)는 KT의 5G 구축 사례를 ‘열공’ 중이다.
이처럼 해외는 국내 5G기술에 ‘러브콜’을 보내지만 정작 ‘5G 한류’의 장애물은 ‘홈그라운드’ 내부에 있다고 통신업계는 토로한다.
정치권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통신비 인하 공약은 선거철마다 통신사의 발목을 잡는다. 통신은 전국민 대다수가 이용하는 서비스다. 정치권에서는 민심을 얻을 수 있는 가장 ‘매력적인’ 공약이겠지만 통신업계는 “통신사가 봉이냐”는 한탄이 절로 나온다.
통신업계는 올해 5G 단독망(SA) 상용화로 또 한 번 세계 최초의 ‘5G 한류’ 진화를 준비 중이다. 투자를 기반으로 체력을 길러야 할 때다. 2035년까지 약 12조달러의 경제 효과를 창출하는 5G시장에서 정부의 역할은 ‘육성’이다.
지금 국내 ICT 업계에 필요한 것은 세계 기술을 선도하는 5G 한류의 ‘봉준호’를 만드는 일이다. 한 끝 차이로 정치 포퓰리즘의 ‘봉’이 되는 불상사가 발생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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