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선 돈스코이 투자사기’ 업체 도와 2차 사기

서울남부지법 현판. [연합]
서울남부지법 현판. [연합]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2018년 ‘보물선 돈스코이호 투자사기’를 벌인 신일그룹이 ‘SL블록체인그룹’으로 이름을 바꿔 달고 “경상북도에 금 1000만t이 묻힌 금광이 있다”며 투자자들을 끌어모았다. 이 업체는 금광과 연계된 가상화폐 ‘트레져SL코인’을 사면 나중에 여기서 나오는 금과 바꿔주는 식으로 채굴 수익을 나눠주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에는 아무런 근거가 없었다. 이들이 판 코인도 살 수만 있고 되팔 수는 없게 설계된 가짜 가상화폐였다. 이 업체가 판매한 가짜 가상화폐를 제작해 주고 투자가 이뤄지도록 홍보한 30대가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단독 김선일 판사는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블록체인업체 A사 대표 이모(33) 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씨는 2018년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SL블록체인그룹을 도와 일하면서 돈스코이호 투자 사기 주범 류승진 씨 등 6명과 공모해 1242명에게 12억7000만원 상당의 가짜 가상화폐를 판매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씨는 트레져SL코인과 해당 코인의 전자지갑 등을 만들고 이를 거래소에 상장하는 일을 담당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버스정류장 광고판, 미국 뉴욕 타임스 스퀘어 전광판 등을 통해 코인 투자를 홍보하는 작업도 맡았다.

이씨 등은 “트레져SL코인을 사 두면 경북 금광에서 채굴되는 금과 교환이 가능하고, 금이 얼마나 나오느냐에 따라 나중에 코인 가격이 어디까지 치솟을지 아무도 모른다”고 홍보해 피해자들을 끌어모았다.

이들은 신일그룹 이름으로 투자 사기에 활용했던 돈스코이호도 다시 내세웠다. “SL블록체인그룹은 150조원 상당의 금괴를 싣고 1905년 울릉도 인근 해역에 가라앉은 러시아 군함 돈스코이호에 대해 러시아 측과 공동 인양을 추진하고 있는데, 진행 상황에 따라 언제든 호재가 될 수 있다”라고 이씨 등은 주장했다.

그러나 ‘경북 1000만t 금광’과 ‘150조원 금괴’는 모두 근거 없는 낭설이었다. 이들은 돈스코이호의 인양을 추진하지도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트레져SL코인은 가상화폐가 아니라 단순 사이버 머니 수준의 포인트인 것은 물론, 처분도 불가능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범행으로 수억원이 넘는 이익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며 “범행 수법, 규모, 역할, 가담 정도 등에 비춰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질타했다. 이어 “현재까지 피해액이 상당 부분 피해 회복이 되지 않았고, 향후 회복이 될 가능성도 희박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씨 측과 검찰은 모두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