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안타證 “반도, 한진칼 최대주주 원할 수도”
“호반·부영·중흥 등 중견사 M&A 시도 활발”
“자금력 충분…8000억으로 30% 확보 가능”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한진칼 경영권 분쟁에서 사모펀드 KCGI 및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손잡은 반도건설이 장기적으로는 최대주주 등극을 시도할 수 있다는 증권가 전망이 나왔다. 풍부한 현금을 토대로 KCGI 측 지분까지 사들인 뒤, 아예 인수합병(M&A)에 나설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도그룹 입장에서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 대응한 사업 다각화 기회가, KCGI에게는 효율적인 투자회수(엑시트) 수단이 될 수 있다.
24일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올 들어 한진칼 주식에 대한 기타법인의 순매수 수량은 약 333만주로 집계됐다. 이는 대부분 반도그룹의 매수량으로 추정된다.
주주명부 폐쇄 이후로도 대규모 매수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반도그룹의 경영참여는 단순히 올해 주주총회에서의 표대결로 마무리되지 않으리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단기매매차익 반환 규정인 '10% 룰'이 이같은 분석에 힘을 싣는다. 10%룰은 특정 기업 지분을 10% 이상 보유한 투자자가 투자 목적을 '경영참여'로 전환할 경우 6개월 안에 발생한 단기매매차익을 회사에 반환하도록 한 제도다.
반도건설은 지난달 10일 투자 목적을 경영 참여로 변경했다. 이번 주총 의결권 유효 기준으로는 반도그룹 측 지분이 8.20%이지만, 이후 잇따른 추가 매입이 이뤄져 현재 지분은 13.30%에 달한다. 차익 실현을 목적으로 한진칼 주식을 매수했다고 보기에는 위험부담이 큰 행보다.
결국 최대주주 등극을 위한 움직임이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된다. 반도그룹의 매출은 최근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인해 2016~2018년 감소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한편으로는 양호한 현금 흐름을 토대로, 연결부채비율이 2016년 255%에서 2018년 17.9%로 떨어지는 등 대규모 차입금 감축이 이뤄지기도 했다. 사업 다각화를 모색해야 하는 환경에 맞춰 재무적 체력을 다져놓았다는 평가다.
반도그룹의 한진칼 인수 시나리오는 KCGI의 엑시트 전략과도 맞물린다. 현재 KCGI 측이 보유한 지분은 17.29% 수준. 최근일 주가 기준으로 지분 가치는 약 5200억원이다. 부채비율 100% 가정 시 반도그룹이 계열사를 통해 조달할 수 있는 금액 1조원으로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규모다. 현재까지 반도그룹이 13.00% 지분을 확보하는 데에는 약 2969억원이 투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호반, 부영, 중흥 등 풍부한 현금 보유를 활용한 중견건설사의 M&A 시도가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시, 반도그룹의 한진칼 지분 매입 의도는 좀 더 큰 그림 아래 기획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반도그룹이 향후 KCGI 물량까지 인수하는 형태로 대응할 경우, 한진칼 이사회 장악 및 순차적인 계열사 이사회 장악으로 조 회장 일가를 그룹의 주요 임원에서 배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경우 조 회장 일가는 상속세 연부연납 재원 확보에 차질이 생기면서 지분 매각이라는 악수를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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