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성장 10년래 최저

금융권 최저 차입배율 발목

연 7% 확대 한도도 무의미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카드사, 캐피탈사 등 국내 여신전문회사(이하 여전사)들의 지난해 개인대출 증가율이 10년래 최저를 기록했다. 가계대출 총량제와 차입배율(자기자본 대비 총자산) 등의 규제로 자산 성장에 제약을 받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젠 거의 성장이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다.

26일 한국은행의 ‘2019년 4/4분기중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작년말 여전사의 가계대출 잔액은 66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말 대비 1조6000억원 증가한 규모다. 증가율로 따지면 2.5%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9년에 0.7%를 나타낸 뒤 10년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현금서비스(단기), 카드론(장기), 일반대출 등 카드사들의 개인대출은 2017년 도입된 가계대출 총량제에 따라 7%는 넘는 성장이 허용되지 않고 있다. 특히 카드사들은 과거 ‘카드대란’의 재발을 방지하겠다는 당국의 의지에 따라 2012년부터 레버리지 배율 규제도 적용받고 있다.

여신전문금융업법 감독규정에 따라 자기자본의 6배까지만 총자산을 보유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수익 악화로 고민하고 있는 카드사들이 대출이나 자동차 할부금융 부문에 공격적으로 문을 두드리지 못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작년말 기준(롯데·비씨는 3분기말 기준) 국내 8개 전업계 카드사(신한·삼성·KB·현대·롯데·우리·하나·비씨)의 평균 레버리지 배율은 4.87배다. 이중 자본 규모에 여력이 있는 삼성과 비씨를 제외하면 평균 배율은 5.38배로 올라간다. KB카드가 5.72배로 가장 높고, 그 뒤를 우리(5.68배, 신한(5.36배), 현대(5.27배) 등이 잇고 있다.

카드사들은 당국에 한도 상향을 줄기차게 요청하고 있다. 같은 여전사인 캐피탈사는 10배를 적용받고 있는 것과도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은행 등 다른 업권의 금융사들도 8%의 자기자본비율(총자산 대비 자기자본) 안에서 당국이 관리하고 있다. 레버리지로 환산하면 12.5배에 해당된다.

게다가 신(新)국제회계기준 도입으로 신종자본증권 등 보완자본이 자본으로 인정이 안돼 카드사들의 배율 관리는 더욱 빠듯해졌다.

당국은 일반은행의 예대율과 같이 자산별 가중치를 차등 적용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무건전성에 악영향을 주지 않는 자산에 대해 100% 이하의 가중치를 매기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