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지원재원 유증 잇따라
상반기 4000억...10년래 최대
실적부진, 건전성 악화로 체력↓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기업은행이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 수준의 자본확충을 추진한다. 지난 3년간 시중 은행들에 비해 재무 건정성이 현저하게 약화되면서 자체 체력으로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어려워졌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이르면 올해 상반기 중 4000억원이 넘는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행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 2009년 8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 이후 최대 규모다.
지난 5일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264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는 올해 정부 본예산에 편성된 혁신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특별대출 자금이다. 아울러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금융지원을 위해 1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가로 추진할 예정이다.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을 통해 1600억원 상당의 재정을 기업은행에 보강하기로 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현재 국회에서 정부 추경안이 심의 중”이라며 “국회에서 추경안이 통과될 경우 코로나19 피해 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위해 추가로 유상증자가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기업은행은 코로나19와 관련된 금융지원을 적극적으로 펼치기 위해서는 외부 자금수혈이 불가피하다. 김도진 전 행장의 임기 막판에 어닝쇼크를 기록하며 자금력이 떨어진 상황이다.
부실 위험을 간과한 채 시중은행과 무리하게 경쟁하며 가계와 소호대출 시장에서 공격적인 영업을 펼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전 행장 마지막 해인 지난해 기업은행 순익은 전년 대비 약 7.2%(1093억원) 감소한 1조4017억원에 그쳤다.
시중은행들에 비해 높은 연체율은 충당금 부담을 가중시키며 정책금융 역할의 보폭을 좁혔다. 기업은행 연체율은 작년 말 기준 0.47%인 반면 시중은행의 경우 0.1~0.2%대다.
부실 여신 등을 대비한 대손충당금전입액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8년 1조2855억원이던 충당금은 작년 1조3069억원으로 늘었다.
은행권 전체적인 흐름이지만 이자수익의 수익성이 저하되는 상황도 기업은행의 자금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기업은행 순이자마진(NIM)은 작년 1분기 1.9%에서 작년 말 1.74%까지 감소했다.
대규모 유상증자가 이어지면서 시장에서 기업은행의 투자 매력도 떨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 주식 가치 희석이 발생하는 반복적인 증자, 주당 배당금(DPS) 감소에 따른 배당 매력 감소 등을 고려하면 업종 내 투자 매력도는 낮다"며 “기존 주주들에게 부정적인 이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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