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 언급 없이 예산안 통과 전례 “민심 바닥인데” 또 기습인상 우려

“국회 소관 예산안을 수정 의결하고자 하는데 이의 없으십니까?” “없습니다”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국회의원 세비’, ‘연봉 인상’이라는 언급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국회 소관 예산안’으로 에둘러 표현될 뿐이었다. 회의록에 기록이 남을 걸 우려해서였는지 인상률에 대한 얘기도 없다. “유인물을 참고해 달라”는 설명만 딱 한 번 덧붙여졌다.

그렇게 국회의원 세비를 5.1% 증액시키는 예산안은 지난 2010년 11월 26일 국회 운영위원회의에서 전광석화로 통과됐다.

최근 기획재정부가 국회의원 세비와 국회사무처 인건비를 공무원 보수 인상률(3.8%)과 같은 폭으로 높이기로 하는 세출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세출예산안이 국회에서 그대로 확정되면 내년 국회의원 1인당 연간 세비는 1억4320만원으로, 올해보다 524만원 많아진다.

이 같은 소식에 일부 새누리당 초ㆍ재선 의원들은 “세비를 동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놀고 먹는 국회에 대한 민심이 폭발 직전이라는 걸 우려해서다. 이들은 “세월호법을 둘러싸고 수개월 간 지지부진한 협상을 반복해 사실상 ‘뇌사국회’ 오명을 자초했다”며 동료 의원도 뜻을 같이 해줄 것을 호소했다.

하지만 헌법상 예산안 처리 시한인 12월 2일까지 국회 운영위 예산심의, 국회 예산결산특위 예산심의에서 국회의원 세비에 대한 예산이 얼마나 감액될 지는 미지수다.

2012년에는 의원들의 세비가 전년에 비해 2045만원 오른 사실이 9개월 만에 밝혀지기도 했다. 새누리당 이한구 의원이 ‘심심해서 자료를 뒤진’ 얘기를 회의에서 하면서다. 2011년 11월 운영위에서 예산을 통과시킬 때만 해도 세비 인상은 논의조차 안됐지만 12월 말 예결위가 정부 예산안을 통과시킬 때 세비 인상안이 남몰래 끼워졌다.

박희태 전 국회의장과 새누리당 김무성ㆍ민주당(옛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원내대표의 ‘합작’이라는 뒤늦은 평가도 나왔다. 한편 127명의 의원 서명이 담긴 ‘국회의원 세비 30% 삭감’ 법안(박지원 의원 대표발의)은 2년 동안 소관위에 접수만 된 상태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국회의원에게 연봉 얘기를 꺼내면, ‘내가 교수할 적엔 더 많이 받았다’는 답을 듣곤 한다”고 했다.

이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