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새 지수 25% 하락

하나은행 고객들에 통보

홍콩H, 20% 하락시 위험

“아직 여유…낙관은 못해”

[출처=한국예탁결제원]
[출처=한국예탁결제원]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글로벌 증시가 급락하면서 주가연계증권(ELS)도 조기 상환이 연기되기 시작했다. 2016년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홍콩H지수) 폭락으로 ELS가 손실이 났던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최근 조기 상환 시점이 도래한 일부 ELS 상품 가입 고객들에게 중도 상환을 6개월 연기한다는 안내를 하기 시작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유로스톡스50, H지수,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데, 유로스톡스가 기준가의 90% 이하로 떨어져 조기상환 조건을 맞추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ELS는 각국 주가지수나 특정 종목 주가 등 기초자산이 일정 기간 미리 정한 조건 내에서 움직일 경우 약속한 수익을 지급하는 파생금융상품이다. 만기는 보통 2~3년인데, 만기 전 6개월 단위로 기초자산의 지수가 조건을 달성하면 원리금을 받을 수 있는 조기 상환 기회가 부여된다. 조기상환이 연장은 곧 위험기간이 길어짐을 의미한다. 자금의 유동성도 낮아질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고객들은 보통 투자 1년 안에 확정 수익을 얻기를 기대한다.

ELS는 주로 유로스톡스50, S&P500, 홍콩H지수, 일본 닛케이225 등을 기초자산으로 한다. 현 상황에서 우려되는 지수는 유로스톡스50과 홍콩H지수다. 유로스톡스50은 지난해 꾸준히 상승해 지난달 20일 3867로 고점을 찍었는데, 코로나19 사태로 급락했다. 3월11일 현재 2893으로 한달도 채 되지 않아 25%가 떨어졌다. H지수는 지난 1월20일 1만1502에서 이달 11일 1만70으로 12.5%가 떨어졌다. 금융당국은 H지수가 8000으로 떨어지면 원금 손실이 가능한 구간에 이르게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지수 역시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골드만삭스는 11일 보고서에서 미국 뉴욕 증시가 11년 동안 누렸던 불마켓(강세장)이 끝났다고 선언했다. 뉴욕증시 간판 지수인 S&P500은 지난달 19일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에서 28%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니케이225는 이미 지난 1월 기록한 최고치(2만4115)보다 21%나 떨어진 1만8891을 기록하고 있는 중이다.

전문가들은 ELS 원금 손실이 나려면 기초지수가 50% 수준까지 폭락했을 때인 만큼 당장 우려가 있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과거의 사례를 보면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한다. ELS에서 손실 사태가 났던 최근의 사례는 2016년이다. 당시 홍콩H지수는 2015년 5월 26일 1만4962까지 단기 급등했다가 이후 내리막길 행보를 보여 이듬해 2월 12일 7498로 반토막 났다.

ELS는 중위험, 중수익 상품으로, 은행에서 판매하는 일부 상품을 제외하고는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투자자의 손실 우려가 있는 것이다. 특히 고정소득이 없는 고연령 은퇴 계층이 많이 가입해 있다.

ELS 손실은 금융사 수수료 수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016년 ELS 손실 사태의 영향으로 상당수 증권사들의 운용 수익이 40% 이상 떨어진 바 있다. 은행들 역시 최근 수수료이익 비중이 높아지고 있었는데 타격이 불가피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원금 손실이 아니더라도 조기 상환 후 재투자가 반복되던 선순환이 깨진 것”이라며 “발행사 실적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