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무심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둘러보다가 충격적인 사진을 발견했다. 밀폐된 좁은 공간에 현란한 색깔의 조명이 반짝이며 족히 수백 명은 돼 보이는 듯한 젊은이들이 서로 밀착하고 춤을 추고 있는 사진이다.

멀리 DJ가 음악을 트는 모습이 찍힌 걸 보니 이태원이나 강남, 홍대 일대에 있는 클럽의 모습인 듯했다. 아니나 다를까. 홍대 인근 클럽 사진이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한데도 마스크를 쓴 사람은 찾아볼 수 없었고, 여러 사람이 비말이 튈 수 있는 지근거리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정부까지 나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제한 상황에서 황당하기 이를 데 없는 풍경이다.

이들이 지난 주말 과감한 외출을 단행할 수 있었던 것은 ‘젊으니까 괜찮아’라는 자신감 때문이다. 코로나19가 면역력이 약한 중·장년층에서 주로 증상이 발생하는 만큼 자가 면역력이 강한 자신들과는 상관이 없다는 생각에서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 역시 치매나 당뇨, 뇌졸중 등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들이다 보니 면역력이 좋고 기저질환이 없는 자신들은 ‘코로나19의 무풍지대’에 있다고 생각할 만하다.

하지만 그들의 자신감은 사실 심각한 ‘착각’이다. 질병관리본부가 최근 국내 코로나 감염자 7755명과 사망자 66명을 분석한 논문에 따르면, 감염자 중 20대의 비중이 28.9%(2239명)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많은 50대 감염자(1471명)보다도 768명이나 많은 수준이다. 10대(405명)까지 포함하면 전체 감염자의 34%가 1020이다. 즉 감염자 3명 중 1명은 1020의 젊은이들이었던 셈이다.

물론 집단 감염이 발생했던 신흥 종교단체인 신천지에 20대 비중이 높아서 1020의 전염 비율이 높게 보일 순 있다. 하지만 바이러스가 특정 공간에 돌아다니면 20대 역시 안전할 수 없다는 점은 이 결과를 통해서도 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 젊다고 방심해서는 코로나19에 쉽게 감염될 수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질본이 코로나19의 ‘유행곡선’을 분석한 결과, 코로나19의 감염증 유행은 젊은층에 먼저 일어나고, 며칠의 시차 후 60대 이상 고령층에게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등한시한 젊은이들이 단순히 자기만 신종 질병에 걸리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부모나 조부모 등 가족들도 전염시켜 질병을 유행시켰다는 뜻이다. 자신의 부주의가 가족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방증이다. ‘코로나 불효자’라는 말이 나와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물론 개학은 연기되고 회사 일은 재택근무로 해결되면서 집에 반강제로 갇혀 있는 시간이 길다 보니 답답해하는 마음은 이해된다. 필자도 끓어오르는 열정을 주체할 수 없었던 젊은 시절을 지나온 터라 좁아터진 클럽에서 자신들의 열정을 뿜어내는 이들을 이해 못할 만큼 ‘꼰대’는 아니다. 하지만 ‘젊으니까 괜찮아’, ‘죽지만 않으면 되지’ 등의 안일한 생각은 자신의 건강은 물론, 가족들의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 지금 이들에게 필요한 건 쏟아내야 할 ‘열정’보다 차가운 이성으로 생각할 수 있는 ‘냉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