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내역 몰랐다고 하지만 금전거래 드러나
빌려준 돈이냐, 펀드 투자금이냐에 따라 혐의 갈려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배우자 정경심(58) 교수가 27일 72억원대 사모펀드 자금 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조범동(37) 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부(재판장 소병석)는 이날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조 씨의 속행공판을 열었다.
정 교수는 조 전 장관 일가 제사에 참석한 자리에서 조씨에게 주식거래나 자산운용을 부탁한 사실이 있는지를 묻는 검찰 질문에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조씨와 금전거래에 관한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으며 ‘투자금’을 언급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도 마찬가지로 기억이 없다고 했다. 이밖에 구체적인 거래 조건을 묻는 질문에는 “저의 공소사실과 관련이 있어 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인 조 씨가 사모펀드를 운영하고, 코스닥 상장사 더블유에프엠(WFM) 자금을 빼돌리는 정황을 정 교수가 알고 있었는지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이 2017년 5월 청와대 민정수석에 임명되자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조 씨가 정 교수를 대신해 직접투자를 해줬다고 보고 있다.
앞서 재판부는 조씨의 범죄사실 중 허위 컨설팅 계약을 통한 횡령, 사모펀드 약정 관련 금융위원회 허위 보고, 증거인멸 등 3가지 항목에서 공범으로 공소장에 지목된 정 교수를 검찰의 요청에 따라 증인으로 채택했다. 하지만 정 교수는 지난 20일 예정됐던 증인신문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정 씨 변호인 측은 재판에서 한 진술이 자신의 재판에 불리한 증거로 채택될 수 있다는 사유를 들었다. 하지만 재판부는 정 교수에게 4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재차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검찰은 정 교수가 조 씨의 공범으로, 수익 보장을 위해 허위 컨설팅계약을 맺고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과 더블유에프엠(WFM) 등의 자금을 횡령해 총 1억 5000여 만원을 지급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조 씨 변호인은 “코링크가 (정 씨 등으로부터) 대여한 자금 5억 원에 대해 매달 정액의 이자를 준 것이지, 횡령이 아니다”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이사회 의견을 거친다거나 공식 회계처리도 없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정 교수가 펀드 투자 내역을 알고 사실상 자금을 대는 역할을 했다면 조씨의 재판 뿐만 아니라 정 교수의 횡령공범 혐의와 조 전 장관의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조 씨 측은 조 전 장관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정 교수의 지시 및 연락을 받고 증거인멸에 가담한 혐의에 대해서는 일부 사실관계를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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