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KB·하나금융 1분기 순익

하이닉스·현대차·포스코 제쳐

비은행 부진했지만 은행 선전

2분기 NIM·건전성 관리 숙제

[헤럴드경제=이승환·박준규 기자] 지난해에 이어 올 1분기에도 금융지주사들의 순이익 규모가 국내 굴지의 글로벌 기업들을 제쳤다. 삼성전자 한 곳을 제외하면 SK하이닉스, 현대차, 포스코 등이 신한지주, KB금융, 하나금융에 못미치면서다. 금융지주들은 비은행 부분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은행 부분에서 가공할 이익창출 능력을 과시했다. 2분기에는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건전성 관리가 관건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헤럴드경제가 10대 그룹 주요 상장사의 2020년 1분기 경영실적을 분석한 결과, 실적 발표를 마친 기업들 가운데 영업이익 5위 안에 신한금융, KB금융, 하나금융이 모두 이름을 올렸다.

신한금융은 1분기 영업이익 1조2574억원을 기록해 삼성전자(6조4000억원)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영업이익을 거뒀다. KB금융과 하나금융은 각각 1조391억원, 8791억원을 벌어 현대차(8638억원)를 앞서며 3, 4위를 차지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잠정 실적으로 공시가 안 된 삼성전자를 빼면 신한금융, KB금융, 하나금융 순으로 가장 높았다.

은행들이 엄청난 수익력을 과시했다. 신한은행은 1분기 대기업 대출 잔액이 전분기 대비 15.5% 증가했다. KB국민은행 역시 같은 기간 대기업 대출이 21.6%, 하나은행은 3.1% 늘었다. 코로나19로 인해 단기 유동성 부족에 대비한 대기업들의 대출 수요가 증가한 결과다.

덕분에 신한금융은 1분기 이자이익이 2조40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5% 증가했다. 같은 기간 KB금융 이자이익은 4.3%, 하나금융은 0.6% 증가했다.

이익은 늘어나는데 비용은 줄였다. 하나금융의 1분기 대손비용률은 0.13%로 전분기 대비 5bp 하락했다. 대손충당금 등 전입액은 929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718억원 줄었다. 전분기 대비로도 697억원 감소했다.

다만 금융권은 코로나19로 인해 비이자이익 부분에 상당한 타격을 받았다. 신한금융은 1분기 비이자이익이 1년 전과 비교해 10.6% 줄었고, KB금융은 35.9%나 감소했다.

KB금융의 경우 비이자이익 부문 가운데 기타영업손익이 2773억원 적자로, 지난해 1분기에 621억원 흑자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기타영업손익이 1년 사이 3394억원 감소한 셈이다.

시장의 관심은 2분기 이후에 맞춰져 있다. 늘어난 대출 가운데 연체 등 부실이 발생하는 데까지는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최근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에 대해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했다. 국민은행은 소매·숙박·음식점 등 서비스업종 악화에 가장 취약한 것으로 봤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대출금의 15%가 서비스업으로, 시중은행 평균인 14%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에 대해서는 등급전망을 유지했다.

하지만 국내 은행들은 대출의 80% 이상 담보로 잡고 있는데다, 신용대출 역시 우량차주에 한정하고 있다. 예상보다 부실 발생이 적다면 적어도 올해 은행 이익은 지난해보다 줄어들지 않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다만 증권과 생명보험 등 비은행 부문의 실적둔화는 불가피한 만큼 금융지주 전체 이익은 지난해 보다 늘어나기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