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PEF KKR, 티몬 최대주주…엑시트 움직임 주목
비전펀드 3조 힘입은 쿠팡, 거래액 10조까지 성장
어피너트 등 1조 투자 SSG닷컴, 자체 성장 또는 추가 M&A 고심중
[헤럴드경제=김성미 기자]이커머스 업체 간 출혈경쟁 심화로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인수합병(M&A)을 통한 시장재편은 일찌감치 예고됐다. 다만 전통의 유통 공룡까지 이커머스 사업을 재정비하며 플레이어가 더 늘어나는 모습이다. 이들에게 사모펀드(PEF)라는 든든한 자금 지원군이 있는 덕분이다.
27일 M&A업계에 따르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급성장하게 된 2015년부터 현재까지 이커머스 업체에 투자한 사모펀드 규모는 5조원이 훌쩍 넘는다. 주요 플레이어에 투자된 사모펀드만 정리해도 5조3700억원에 이른다. 치킨게임 심화로 적자의 늪에 빠진 이커머스 업체들이 매물로 쏟아질 것으로 전망됐지만 투자 유치로 플레이어 모두가 살아남은 상황이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 성장에 베팅한 곳은 국내 PEF 운용사뿐만 아니라 미국·일본·홍콩 등 글로벌 PEF 운용사도 많다. 쿠팡에 투자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비전펀드, 티몬에 투자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앵커에쿼티파트너스(AEP)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2015년 혜성처럼 나타나 조 단위 투자를 단행해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다.
특히 2015년 3월 글로벌 빅3 사모펀드인 KKR이 국내 이커머스 투자에 나선 점은 주목된다. KKR은 당시 홍콩 AEP와 함께 티몬에 약 5000억원을 투자했다. 한국의 작은 벤처회사가 KKR로부터 투자를 받아내면서 전 세계가 주목하기도 했다. 이들이 티몬을 인수한지 5년이 넘어서면서 투자금 회수(엑시트) 방향에 따라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현재 투자 실패로 뭇매를 맞고 있는 손정의 회장은 쿠팡에 두 차례나 조 단위 투자를 단행했다. 2015년 6월 1조원 투자에 이어 2018년 11월 무려 2조2500억원을 투자했다. 쿠팡은 대규모 투자금으로 물류 인프라 강화, 서비스 지역 확대, 가격 경쟁력 확보 등으로 시장점유율 확대에 성공, 이커머스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로 자리 잡았다.
쿠팡은 여전히 연 7000억원의 적자를 내고 있지만 거래액 10조원이라는 눈부신 성과도 거머쥐게 됐다. 적자를 감수하고서라도 한국판 아마존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는 달성해가고 있지만 3조원이 훌쩍 넘는 투자금에 대한 회수 방안은 가시화되지 않는 상황이다.
신세계그룹은 2018년 1월 이커머스 통합법인 에스에스지닷컴(SSG.COM) 출범을 알렸다. 당시 SSG닷컴은 홍콩계 PEF 운용사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글로벌 투자회사인 블루런벤처스(BRV)로부터 1조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커머스 시장의 후발주자지만 백화점, 대형마트, 면세점 등을 아우르는 전통의 유통 강자여서 등장만으로도 업계가 긴장했다.
특히 SSG닷컴이 추가 M&A에 나설지도 관심이 쏠린다. 자체 육성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탓이다. 다만 M&A 또는 자체 육성을 놓고 계속 저울질하는 모습이다. 신세계그룹과 재무적투자자(FI)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1번가도 2018년 6월 SK플래닛으로부터 분사하며 H&Q코리아로부터 5000억원의 투자금을 받았다. 11번가는 이베이코리아처럼 적자의 원인이 된 직매입 사업을 줄이는 등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이베이코리아가 올 초 새주인 찾기에 나선 것처럼 11번가도 몸만들기 후 매각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업체에 사모펀드 자금이 대규모 투입돼 있다 보니 이들의 엑시트 전략에 따라 시장의 판이 바뀔 것”이라며 “또한 규모의 경제 확보를 위한 덩치불리기 등 추가 M&A 가능성도 잠재돼 있어 M&A 업계가 이커머스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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