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0일 첫 확진자 나온 뒤 100일

대구 신천지교회 집단감염으로 최악 상황 보내기도

적극적인 검사·촘촘한 방역망 가동으로 불길 잡아

“백신 개발될 때까지 방역수칙 지키는 자세 필요”

'사회적 거리두기' 강도가 완화된 후 첫 주말인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시민들이 라이딩을 즐기고 있다. 연합뉴스
'사회적 거리두기' 강도가 완화된 후 첫 주말인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시민들이 라이딩을 즐기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발생한 지 오는 28일이면 100일째가 된다. 지난 1월 20일 국내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대구·경북지역을 중심으로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한 때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그 후 실시된 적극적인 진단 검사와 방역당국의 촘촘한 방역망 가동, 국민들의 자발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으로 현재는 하루 확진자가 10명 내외로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성공적인 1차 유행 방어에도 아직 치료제나 백신이 없는 상황에서는 언제든지 2차 유행 가능성이 있다며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초반 소규모 발생하다 대구 신천지교회로 ‘폭발적’ 증가=국내 코로나19 사태는 지난 1월 20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들어온 입국자가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시작됐다. 이후 2월 16일까지 소규모 발생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환자는 30명까지 늘었다. 여기까지는 주로 해외 방문력이 있는 환자들과 이를 통한 2차 감염이 주였다.

상황은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인 ‘31번째 확진자’가 나오면서 급변했다. 이 교회를 중심으로 대구·경북에서 확진자가 하루 수백명씩 쏟아져 나왔다. 본격적인 지역사회 감염이 나타난 것이다. 2월 26일에는 국내 확진자 수가 1000명을 넘어섰고 2월 29일에는 하루 최다인 909명이 확진 판정을 받기도 했다. 이런 급격한 증가세에 따라 3월 3일 기준 국내 환자가 5000명을 넘어섰다.

아직 신천지교회 내에 처음 코로나19를 퍼뜨린 환자가 누구인지, 감염 경로가 어떻게 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예배가 밀폐된 공간에서 이뤄지고 신도들 간 밀접한 접촉으로 인해 집단감염이 벌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금까지 파악된 신천지교회 관련 확진자는 5000여명이다. 대구·경북 확진자는 8000여명으로 이 지역 환자는 전체 환자의 75%에 달한다.

대구·경북에서는 신천지교회뿐만 아니라 정신·요양병원에서 집단감염이 이어져 초기 사망자가 급증하는 요인이 됐다. 청도대남병원, 제이미주병원, 한사랑요양병원 등에서는 100명이 넘는 입원환자가 감염됐다. 특히 이 곳에서 발생한 환자 대부분은 지병이 있는 고령자들이어서 이 가운데 사망자가 속출했다.

대구·경북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산발적인 집단감염이 끊이지 않았다. 서울 구로구 콜센터, 경기 의정부성모병원, 세종 해양수산부 등에서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오며 다른 지역에서도 집단감염 사례가 이어졌다.

▶적극적인 방역 시스템 가동으로 신규 환자 하루 10명 안팎=이렇게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던 국내 코로나19 상황은 신천지교회 사태가 마무리되면서 조금씩 소강 상태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3월 중순부터는 하루 수 백명에 달하던 신규 확진자가 100명 아래로 떨어졌고 4월 6일부터는 신규 환자가 50명 밑으로 떨어졌다. 최근에는 10명 안팎의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확진자가 감소한 데는 한 달 넘게 시행하고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 효과가 크다고 보고 있다. 거리두기가 감염 확산의 연결고리를 어느 정도 차단했다고 보는 것이다.

국내 발생은 잦아들었지만 ‘해외유입’ 사례는 계속되고 있다. 미주, 유럽 등을 중심으로 아직 해외에서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해외유입 사례는 1000여명으로 전체 확진자의 10% 정도를 차지한다.

▶방심하면 2차 유행…백신 나올 때까지 방역수칙 유지=다만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은 날씨가 추워지는 가을이나 겨울에 ‘2차 유행’이 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지난 20일 브리핑에서 “코로나19가 유행과 완화를 반복하다가 겨울철이 되면 바이러스가 생존하기 좋아지고, 밀폐된 환경으로 접어들기 때문에 대유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치료제나 백신이 없기 때문에 코로나19는 이번에 상황이 진정되더라도 다시 유행이 올 수 있다. 전문가들도 코로나19 유행이 길게는 2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숙주를 늘려 영역을 넓히고 있는 코로나19와의 싸움이 언제 끝날지는 예측할 수 없다”며 “백신과 치료제 개발만이 종식을 앞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방역당국은 요양병원과 이주노동자 주거지 등 감염 취약지를 점검해 확진자를 조기에 찾아내는 시스템을 갖추는 한편 수도권 의료체계를 정비하고, 치료제·백신 개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등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대응에 있어 가장 큰 위험은 ‘방심’이라고 경고했다.

김강립 중대본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될 때까지 일정 수준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돼야 한다”며 “방역수칙 준수야말로 당장 복용할 수 있는 최선의 백신”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