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격리자뿐 아니라 잔기침·마스크 유행 등 민감
평소와 다른 학교환경에도 적응해야
“교육부 차원서 세부적이고 통일된 안 내려야”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 감염 확산에 따른 위험이 상존하는 가운데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부터 순차적인 등교가 시작됐다. 방역과 건강안전, 그리고 수능 대비 등 학사일정에 따른 우려가 주를 이루고 있지만, 사춘기에 접어든 10대 청소년과 어린이들에 대한 ‘마음 방역’ 역시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20일 일선 학교에 내려진 지침 자료 등을 보면 교육부가 ‘마음 방역’에 있어 가장 신경쓰고 있는 사례는 교내에 확진자 또는 자가격리자가 발생한 경우다. 교육부는 ‘자가 격리 학생을 위한 마음건강 지침’을 통해 “격리는 나를 더 잘 관찰하고 치료하는 방법일 뿐만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사회를 보호하는 방법”이라며 “격리된 상황을 수용하고 자신의 반응을 이해하며 회복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반적인 잔기침과 마스크를 둘러싼 갈등 등 한창 예민한 아이들이 일상 생활에서부터 적지 않은 혼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도 많다.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학부모 김모(45) 씨는 “원격 수업 참여시에도 기침하는 아이가 화면에 나올 경우 주목받는 경우가 많았다는데, 등교 수업에서 잔기침이라도 할 경우 ‘코로나에 걸렸다’고 놀림받는 건 시간문제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초등학교 학생을 둔 학부모 문모(40) 씨는 “실수로 마스크라도 내리면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괴담이 번질까 걱정”이라고 했다. 고등학교 1학년인 이모(16) 군은 “위생을 잘 지키면서 무난히 생활한다해도 쉬는 시간 전처럼 친구들과 맘놓고 어울리기 힘든데다, 밥 먹는 시간에도 거리를 둬야한다고 하니 너무 낯설 것 같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일선 학교에서는 아직 심리적 방역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감은 “일선에서는 (학교별로 정할 수 있는) 고3 이외 학생들을 어떤 방식으로 등교시킬 지 결정하기도 분주한 상황”이라며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코로나19 관련 왕따 문제와 낯선 학교생활에 대한 대책은 아직 신경쓰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예민한 청소년들과 철없는 어린이들이 낯선 학교 생활 속에서 다양한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며 교육부 차원에서 보다 세부적이고 통일된 안을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학생들 사이에서는 오늘을 ‘코로나 폭발 D-DAY’로 부를만큼 민감한 상황”이라며 “기침하는 학생이 따돌림당하는 건 시간문제이며, 마스크에도 유행이 번지고 심지어 마스크 갈취도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육부에서 교육청으로, 교육청은 다시 일선학교로 추상적인 안만 내려 보내고 있다. 이에 따라 마음 방역은 온전히 담임의 몫”이라며 “교육부 차원에서 마음방역에 대해 세부적이고 통일된 안을 전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덕인 한림대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재택 생활이 늘면서 가정에서 불화가 급증했듯이, 집단생활을 하게 되는 학생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등교하는 학생들은 기대했던 예전의 학교생활과는 다르다는 점을 일단 인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당분간 학교에서 예민한 상황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학생들은 불필요한 갈등 상황을 줄이고 의도적으로 회피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며, 어린 학생일수록 부모의 관심도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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