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바보도 아니고 치매도 아냐” 배후설 일축

“기자회견문 보내줄 수 있다” 혼자 쓰고 수양딸이 도운 것

“이 나라는 법도 없나…윤미향 국회의원 돼선 안 돼”

이용수 할머니, 배후 음모론 재반박 “내가 썼기에 떳떳하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가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시작하며 문건을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이용수 할머니가 28일 여권 일부에서 제기한 ‘기자회견 배후설’에 대해 “백번 천번 얘기해도 나 혼자 했다”고 반박했다.

이 할머니는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나는 바보도 아니고 치매도 아니다”라며 “누구도 (기자회견문 작성에) 거든 사람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혼자 못 자기 때문에 같이 지내는 수양딸에게 초안 그대로 써 달라고 한 것”이라며 “내가 썼기에 떳떳하고, 써둔 내용을 보내 달라면 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 때문에 혼자 있었다”며 “혼자 죽을 생각까지 했다”고 힘든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앞서 김어준 방송인은 “지금까지 이용수 할머니가 얘기한 것과 최용상 가자인권평화당 대표의 주장이 비슷하고, 최 대표의 논리가 사전 기자회견문에도 등장한다”고 배후설을 제기한 바 있다.

이 할머니는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에 대한 분노도 숨기지 않았다. 특히 과거 자신의 국회의원 출마 논란과 관련해 개인적 원한과 원망으로 폄하하는 일부의 주장에 분노했다.

그는 2012년 비례대표 출마선언에 대해서 “(처음에) 나는 못한다, 안 된다 했는데 돈을 냈다고 했으니 해야 되겠다 생각했다”며 “그래서 윤 당선인에게 강력하게 투쟁하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윤 당선인이 ‘할머니가 (출마)해선 안 된다’라고 했다”며 “그 이유는 모르겠고 나이도 많고 했으니 안 된다 했겠지”라고 덧붙였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지난 27일 더불어민주당 워크숍에서 기자들과 만나 “할머니의 분노는 ‘내가 정치를 하고 싶었는데 나를 못하게 하고 네가 하느냐, 이 배신자야’로 요약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윤 당선인의 국회의원 출마에 대해선 “윤 당선인에게 더는 할 말이 없다. 30년 동안 위안부 문제를 해결한다 해놓고 30년 동안 팔아먹었다.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다른 사람이 가져갔다”며 “이런 사람을 어떻게 국회의원 시키나. 이 나라는 법도 없느냐”고 되물었다.

이어 “나는 몰랐지만 보니까 (의혹이) 엄청나더라”라며 “검찰이 밝혀줄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