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같은 우량회사 시세조작 힘들어
檢 수주공시 지연주장은 업계 이해부족탓
이재용 사건 논란 커 수심위 소집 바람직
[헤럴드경제 천예선 기자]검찰시민위원회가 11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측이 신청한 검찰 수사심의위원회 소집 여부를 결정하는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검찰이 이 부회장에 적용한 시세조종 혐의가 현재 한국 자본시장에서는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 측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일반시민 15명으로 구성된 검찰시민위원회를 통해 ‘부의심의위원회’를 열고 이 부회장의 기소타당성을 논의할 검찰수사심의위원회(이하 수사심의위) 소집 여부를 결정한다. 부의심의위원회는 비공개로 진행되며 다수결로 결과를 도출한다.
이 부회장 측은 전날 시민위원회에 의견서를 제출하고 ▷범죄사실에 대한 소명부족 ▷영장기각 관련 법원이 기소를 인정한 것이라는 검찰 측 주장에 대한 반박 ▷이 부회장 기소 관련 국민참여 수사심의위 소집 필요성 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검찰이 이 부회장에 적용한 혐의인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시세조종 행위가 삼성물산 같은 우량기업에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선정 동국대 교수(법학과)는 “과거 합병이 총수일가의 사익편취로 악용되는 경우가 많아 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상법상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다”며 “이를 거스르고 삼성물산처럼 이목이 집중된 회사에 시세조종을 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합병을 통해 엘리엇 같은 투기세력으로부터 방어할 수 있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준선 성균관대 교수(법학과)는 “계약 체결도 안한 수주 공시를 일부러 안했다거나 망한 호주광산 인수를 포기해 삼성물산 가치를 낮췄다는 검찰 측 주장은 타당성이 없다”며 “코스닥도 아닌 발행주식이 1억이 넘는 삼성물산 주가를 특정시점에 유리한 합병을 위해 의도적으로 낮추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건설업계에서는 검찰이 제기한 삼성물산의 카타르 화력발전소 수주공시 지연이 충분히 가능한 일이란 시각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수주할 때 일부 기초공사를 사전에 시작하는 제한착수지시서(LNTP)를 발급하지만 이는 금액 규모가 크지 않아 공시의무가 없다”며 “모든 건설사들은 수주확정을 의미하는 낙찰통지서(LOA)나 본계약 시점에서 공시를 한다. 공사를 시작하고도 두달 넘게 공시를 안했다는 점이 논란이 되는데 이는 건설업계의 일반적인 프로세스를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말했다.
앞서 검찰 측은 삼성물산이 합병 발표전 5월 13일 LNTP를 받은 상황에서 공시하지 않고 7월 LOA 당시 공시를 한 것이 합병전 호재성 정보를 숨기고 이후에 발표해 의도적으로 삼성물산 주가를 낮췄다고 봤다.
한 재계 관계자는 “기소는 사실상 ‘유죄의 낙인’이다. 수사팀 의도대로 검증없이 기소되면 그 자체로 삼성의 대외신인도는 추락할 수 있다”며 “이번 사건처럼 논란이 많은 사건일수록 수사심의위를 열어 국민의 시각에서 바라보고 좀더 신중하게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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