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의 암울 경제전망에 코로나 우려로 시장 와르르

트윗서 “나도 숫자본다, 3·4분기 위대할 것” 장담

오바마 ‘경제교사’ 갤브레이스 “구조적 문제, 환상 깨라”

커들로 NEC위원장 “파월 의장, 언론 대하는 훈련 받아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연준보다 내가 더 잘한다. 훌륭한 4분기가 될 것”이라고 썼다. 전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암울한 경제전망을 내 불쾌감을 표출한 것이다. 이날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폭락해 경제가 급반등할 거란 자신의 주장이 힘을 잃게 될까 적극 방어한 걸로도 읽힌다.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연준보다 내가 더 잘한다. 훌륭한 4분기가 될 것”이라고 썼다. 전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암울한 경제전망을 내 불쾌감을 표출한 것이다. 이날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폭락해 경제가 급반등할 거란 자신의 주장이 힘을 잃게 될까 적극 방어한 걸로도 읽힌다.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처]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불쾌감을 강하게 내비쳤다. 연준이 전날 암울한 경제전망을 내놓은 영향으로 주식시장이 폭락해 단단히 화가 난 것이다. 백악관 참모·재무장관도 연준발(發) 경제·투자심리 악화를 진화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연준은 자주 틀린다. 나 역시 숫자를 보는데, 내가 그들보다 더 잘한다”며 “3분기엔 (경제가) 매우 좋을 거고, 4분기엔 위대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2021년엔 사상 최고의 해 가운데 하나가 될 거다. 또 곧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얻게 될 것”이라며 “이게 내 의견이다. 두고 보라”고 썼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전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기자회견 발언을 전면 부정한 것이다. 연준과 파월 의장은 올해 미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6.5%로 내놓았다. 내년은 5%로 봤다. 실업률은 올 연말 9.3%가 될 걸로 전망했다. 파월 의장은 “경제 하강 정도는 극도로 불확실하고, 결국 바이러스를 억제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라고 신중론을 펼쳤다.

코로나19 탓에 경제의 ‘V자 반등’은 어렵다는 진단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미국 경제는 V자 회복보다 더 대단한 로켓십이 될 것”이라고 한 말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11일(현지시간) 주요 지수는 더딘 경기 회복을 전망한 연방준비제도의 전날 발표와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등으로 급락했다. 한 시민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증권거래소 앞을 지나고 있다. [AP]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11일(현지시간) 주요 지수는 더딘 경기 회복을 전망한 연방준비제도의 전날 발표와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등으로 급락했다. 한 시민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증권거래소 앞을 지나고 있다. [AP]

주식시장은 연준의 우울한 전망과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로 크게 흔들렸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이날 주요 지수는 지난 3월 16일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9% 폭락했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는 5.89% 추락한 3,002.10에 마감했다. 전날 역사적 이정표인 ‘1만 고지’를 찍었던 나스닥지수도 5.27% 급락한 9492.73에 장을 마쳤다. 증시 활황을 경제 회복의 강한 신호라고 주장하던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연준을 곱게 볼 수 없는 지점이다.

그러나 적지 않은 경제 전문가는 경제회복이 더딜 거라고 전망한다. 코로나19 걱정 때문에 많은 기업이 전면 가동을 하지 않고, 노동시장도 매우 미약한 걸 근거로 삼으면서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경제교사였던 제임스 갤브레이스 텍사스대 교수는 최근 한 매체에 “미국 경제의 역경은 단순히 트럼프가 무능한 탓이 아니라 50년 넘게 진행한 구조적 변화 때문”이라며 빠른 회복은 ‘환상’이라고 단언했다.

일부 중도좌파 경제학자마저 실업률 하락을 긍정적 신호로 보고 빠른 회복을 점치는 걸 경계했다. 세계화와 서비스 산업의 부상 등으로 단순한 부양책으론 한계가 있다는 논리다. 그는 “미 경제는 여러모로 번영했고 수백만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했지만 ‘사상누각(house of cards)’이었고, 코로나19가 다 날려버렸다”고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 고위 인사는 경제의 빠른 회복을 위해 ‘직진’을 택하고 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이날 CNBC에 나와 “경제를 다시 셧다운(봉쇄)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 일부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해 ‘2차 유행’ 우려가 깊어지는데 전염병 억제보다 생계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는 “경제를 봉쇄하면 더 큰 피해가 생긴다는 걸 우린 배웠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악의 시나리오에선 다시 셧다운할 수 있다는 여지는 남겼지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코로나19가 완전히 안정화했다고 주장, 경제의 긍정적 흐름을 강조하려고 애썼다. 자동차·주택에 대한 수요가 살아나고 경제 재가동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다.

한 발 더 나아가 파월 의장의 발언 스타일도 걸고 넘어졌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커들로 위원장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파월 의장이 언론을 대할 때보면 가끔 웃기도 하고 약간 힘이 나는 거 같다”며 “그와 얘길 해보겠다. 우린 어느 시점엔 언론을 대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