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법소년도 폐지해야” vs “방법 알면 체벌없이 교육가능”
전문가 “부모 올바른 훈육법, 국가가 앞장서서 고민해야”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이달 들어 ‘천안 계모 가방 감금 사건’, ‘창녕 계부 쇠사슬 학대 사건’ 등 전 국민의 공분을 불러일으킨 자녀 학대 사건이 잇따라 불거지자, 법무부가 민법에 명시된 부모의 ‘자녀 징계권’을 삭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자녀에게 매를 들 수 없도록 법을 아예 바꾸겠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체벌을 수반한 양육을 끊어내야 한다는 입장에 동의하면서도, 자녀 훈육에 대한 다른 대안 논의가 없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법무부는 지난 60여 년간 민법에 유지돼 온 친권자의 ‘징계권’ 조항을 삭제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이어 ‘체벌금지’를 법제화해 아동학대를 전면 예방한다는 방침이다. 민법 제915조(징계권)에는 ‘친권자는 그 자를 보호 또는 교양하기 위하여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고 법원의 허가를 얻어 감화 또는 교정기관에 위탁할 수 있다’는 조항이 삽입돼 있다.
이에 대해 사람들은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법무부의 ‘방침’에 대한 찬반 중 반대 의견이 더 강한 모양새다.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강모(52)씨는 “이러려면 촉법소년도 폐지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래야 자식 잘못을 법으로라도 다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합당한 체벌과 학대는 구분돼야 한다. 학교는 선도위원회라도 있지, 집에서는 무슨 수가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반면 서울 서초구 김모(56)씨는 “이제 자녀 훈육에 체벌에 수반돼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떨쳐낼 때도 됐다”며 “당장은 힘들겠지만 반려견 훈련사도 때리면서 가르치지는 않는다. 방법을 알면 체벌 없이도 효과적으로 교육할 수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자식 키우는 입장’에서는 반대하는 의견들도 수긍이 가지만, 결국 체벌을 수반한 양육은 옳지 않기 때문에 민법 개정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다만 “자녀 양육에 체벌을 제하라는 지침만 논하고 있을뿐, 이에 대한 대안 논의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대한변호사협회 대변인인 김영미 변호사는 “향후 자녀 양육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대안 마련이 병행돼야 하는데, 그 논의가 전혀 없는 게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장 아이를 키우고 있는 입장에서 육아 전문가 등의 도움을 사적으로 알아보기는 힘들다”며 “부모의 올바른 훈육법을 어떻게 교육하고 전파할 것인지 국가가 앞장서서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은미 국선 전담 변호사는 “미성년 자식의 잘못을 부모의 보호감독 의무위반으로 불법 책임을 묻는 민법 조항이 있는데, 훈육이 안 되는 상황에서 부모에게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며 “체벌 금지 조항을 명시하는 것보다는 민법의 징계권 조항을 체벌 권리로 오해하지 않도록 훈육권 정도로 바꾸는 게 나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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