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세라티 제냐 펠레테스타 에디션
이탈리아 북서부 피에몬테주 토리노. 마세라티는 피아트, 알파로메오와 함께 토리노에서 시작된 이탈리아 자동차 산업의 자존심이다. 강렬한 엔진 배기음으로 알려진 마세라티는 성능만 추구하는 ‘외골수’는 아니다. 마세라티의 정체성을 표현할 수 있는 적절한 소재와 컬러로 내외장을 꾸미고 감성 품질을 끌어올리는데 탁월한 실력을 보인다.
마세라티와 이탈리아가 자랑하는 패션 거장 에르메네질도 제냐는 자동차 업계 최초로 인테리어 디자인에 실크를 적용하며 오랜 시간 협력을 이어왔다. 이들이 이번에 택한 소재는 이탈리아어로 잘 짜여진 가죽을 뜻하는 펠레테스타(Pelletessuta)다.
최근 한국에 20대 한정으로 출시된 마세라티 제냐 펠레테스타 에디션은 얇은 나파 가죽 스트립을 교차해 직조한 소재로 마세라티 르반떼S 그란스포트와 콰트로포르테 SQ4 의 시트와 도어트림 등 실내 곳곳을 감쌌다. 얼핏 보면 카본 무늬처럼 보이는 펠레테스타는 대시보드와 스티어링휠의 고급 가죽, 각종 필러와 천정에 쓰인 알칸타라 소재와 어울려 스포티하면서도 따뜻한 느낌을 동시에 준다.
‘단지 치장을 위해 이 고급스러운 소재를 썼나’라고 생각했다면 오해다. 1열 시트의 폭이 동양인의 체격에 비해 큰 편이지만 연속된 급커브를 내달려도 몸이 이리저리 쏠리지 않는다. 펠레테스타 소재가 운전자의 몸이 흔들리지 않도록 붙잡아 주기 때문이다.
차량 외부 온도가 30℃가 넘어가는 여름 날씨 속에서도 통풍 시트의 부재가 아쉽지 않은 것 역시 펠레테스타의 골 사이로 공기가 쉽게 드나들며 땀이 차는 것을 막아준 덕분이다. 항상 거장은 디자인과 기능을 동시에 고려하는 법이다.
르반떼S 그란스포트의 시동버튼에 손가락을 올리자 ‘우르릉’ 소리가 났다. 엔진 사운드 디자인 엔지니어와 피아니스트, 작곡가가 함께 조율한 엔진 배기음의 음색은 기운차면서도 뾰족한 부분이라곤 찾을 수 없다.
스포츠 모드 버튼을 누르자 배기음은 한층 우렁차졌다. 3.0ℓ V6 트윈터보 엔진이 뿜어내는 최대 출력 430마력, 최대토크 59.2kg·m의 파워가 발끝으로부터 귀를 통해 가슴 속으로 전달됐다.
페달을 살짝 밟았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속도계는 시속 100㎞를 가리키고 있었다. 에어 스프링과 전자제어식 댐퍼가 결합된 스포트 스카이훅 시스템이 차고를 한단계 낮춰 공기저항을 줄였다. SUV에서 핫해치로 변신하는 순간이다.
안면도 해안가의 와인딩 코스에 접어들자 르반떼의 진면목이 드러난다. 차고가 높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임에도 롤링(Rolling)은 전혀 느낄 수가 없었다. 운행 상태에 따라 앞뒤 바퀴에 실시간으로 토크를 배분하는 Q4 사륜구동 시스템과 전륜 더블 위시본,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 시스템이 지면을 움켜쥐고 달린다.
한편 마세라티는 ‘기블리 리벨레S Q4 그란스포트’ 15대도 한정판으로 내놨다.
‘기블리 리벨레S Q4 그란스포트’(기블리 리벨레)는 외관 색상의 이름을 딴 ‘리벨레(Ribelle)’로 반항아를 뜻하는 이탈리아어다. 기블리 리벨레 에디션의 외관은 빨려 들어갈 듯한 몰입감을 자랑하는 블랙 컬러와 강렬한 레드 컬러의 브레이크 캘리퍼와 어우러져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세련된 바디는 마세라티 라인업 최초로 선보이는 레드 & 블랙 투톤 인테리어 디자인과 완벽한 궁합을 이루며, 통풍 기능이 포함된 최고급 천연 가죽 시트는 럭셔리 세단만의 고급스러움이 드러난다. 또한 스티어링 휠과 카본 패들을 비롯해 곳곳에 카본 인테리어 마감이 적용되어 짜릿한 스포츠 감성을 자극한다.
센터 콘솔 한 가운데에 자리한 ‘30분의 1(One of 30)’ 기념 배지는 기블리 리벨레의 희소 가치를 나타낸다. 마세라티가 국내에 15대만 들여온 ‘특별 한정판’다운 모습이었다.
이 차는 마세라티의 엔트리급 스포츠 세단이다. 하지만 전장 4975㎜, 전폭 1945㎜, 전고 1480㎜로 차체만 놓고 보면 국내외 준대형 세단들과 유사하다. 그렇다고 성능까지 유사하진 않다. 이 차의 퍼포먼스는 그 어느 스포츠세단과도 견줘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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