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노숙자들 명의를 도용해 위장 근로사업장을 설립하고 전세자금 등을 대출받은 뒤 달아났던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노숙자 등의 이름으로 전세자금을 허위로 대출받거나 고급 승용차를 구매한 뒤 이를 되판 뒤 돈을 챙겨 달아난 혐의(사기)로 A(33)씨를 구속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은 또 명의제공자 등 일당 20명을 불구속 입건 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 등은 지난 2011년 1월부터 올 4월까지 노숙자들 명의로 근로자서민전세자금 대출 33억 7000여만원, 제2금융권과 자동차할부금융사 대출 41억 5000여만원 등, 총 207차례에 걸쳐 약 75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 등은 대출 조건 충족을 위해 위장 근로사업장 18개를 설립했고, 노숙자들을 근로자로 등재한 뒤 4대보험에 가입시켜 이들을 서류상 근로자로 둔갑시키는 등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명의를 제공한 노숙자들에게는 1인당 200만∼1000만원을 지급했고, 이들을 상대로 3∼6개월간 대출 심사 통과를 위한 합숙훈련을 시켰다.
특히 이들 일당은 또 매매가와 전세보증금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아파트를 골라 매입한 뒤, 가짜 세입자의 근로소득원천징수서와 급여명세표 등의 서류를 이용해 대출을 받기도 했다.
A 씨 등은 이 과정에서 근로자 기준만 충족하면 비교적 쉽게 집주인에게 전세 대출금이 입금된다는 점을 노려, 국토교통부 기금인 근로자서민전세자금 대출을 이용했다.
경찰은 “실제 거주하고 있던 일부 세입자의 경우, 어느새 집이 경매에 넘겨지거나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등 피해를 보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이들 일당은 전세자금 대출을 받은 뒤 상향된 신용등급을 이용해 제2금융권과 자동차할부금융사에서 추가 대출을 받아 고가 승용차를 매입, 이를 되팔아 돈을 챙긴 뒤 달아나기도 했다.
경찰은 “정부와 금융기관은 대출 서류의 진위를 면밀히 확인해야 한다”며 “노숙자 모집책 등 공범 40여 명의 뒤를 추적하고 있으며 국토교통부에 범죄 사실을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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