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경찰청·헤럴드경제 공동기획 - 해양사고 반으로 줄이자
<3> 레저도 좋지만 안전이 먼저
수상레저 사고 2009년 17건→2019년 34건…2016년比 30% 이상↑
최근 3년간 발생 사고 원인 76%는 ‘운항 부주의·출항 전 점검 미이행’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지난 26일 오후 2시30분께 경기 안산시 단원구 탄도항에서 막 출항한 선박 A호가 평택해양경찰서 대부파출소 고민수 경사 눈에 들어왔다. 평상시 상냥하던 말투의 고 경사는 배가 나와 구명조끼 지퍼를 반 정도 밖에 못 잠근 기자에게 “지퍼 끝까지 잠그시고 이중 벨트도 하셔야 한다”며 단호히 말할 정도로 ‘안전’에 관해선 확고한 사람이었다. 고 경사는 A호의 선주 오모(55)씨에게 “엔진이나 배터리는 점검 하셨냐”며 연신 선박의 상태를 확인했다.
헤럴드경제가 출항 전과 입출항 후 선박의 연료, 배터리, 엔진 등을 점검하는 평택해경 대부파출소 순찰 현장을 동행했다. 수상 레저 사고는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수상 레저 사고는 34건으로 2009년(17건) 대비 두 배 증가했다. 이는 2016년(25건) 대비 30% 이상 증가한 수치기도 하다.
수상레저 사고 위험성이 세간에 크게 알려진 것은 2005년 발생한 입파도 레저보트 침몰사고가 대표적이다. 그해 5월 15일 오전 경기 화성시 입파도 입도 관광을 위해 레저보트로 입항한 일가족 14명 중, 같은 날 오후 4시 화성시 전곡항으로 귀항하던 선발대 8명이 김양식장 부근에서 원인 미상으로 침몰한 사고다. 이 사고로 승선원 8명 중 7명이 사망했고 1명이 구조됐다.
앞서 이달 21일에도 강릉시 경포·안목해변 인근 해상에서 윈드서핑 레저활동을 하던 20대 남성 B씨가 목을 다쳐 표류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동해해경은 신고 접수 후 강릉파출소 연안구조정을 현장에 급파해 윈드서핑 보드에 앉아 표류 중이던 B씨를 찾아 응급조치 후 인근 병원으로 후송했다.
해경은 이러한 수상 레저 사고의 주요 원인을 출항 전 점검 미이행으로 분석했다. 해경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발생한 수상레저 전체 사고 중 76%가 개인 활동자의 운항 부주의, 출항 전 점검 미이행으로 인한 정비 불량, 선체 결함 등으로 나타났다. 출항 전 잠깐의 틈을 내 연료, 배터리, 엔진 등을 점검했다면 사전의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사고가 대부분이란 의미다.
이날 대부분의 선박은 아침에 출항해 출항을 준비하는 배들은 없었다. 이날 순찰에서는 입출항 후 선박의 안전 점검에 집중했다. 탄도항 맞은편 전곡항마리나에는 배 약 100여 척이 들어서 있었다. 군데군데 보이는 4명 가량의 선주들은 저마다 배에 붙은 이끼 등을 덜어내고, 프로펠러를 청소하는 등 선박 관리에 열중했다.
레저용 모터보트를 타고 마리나에 입항한 선주 전모(41)씨를 본 고 경사의 걸음이 빨라졌다. 배의 시동을 끄고 자리를 뜨려던 전씨에게 고 경사는 “나가실(출항할) 때 연료, 배터리, 엔진 점검을 하시고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씨는 “연료와 배터리 출항 전에 항상 점검하고 엔진도 검사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면서 권씨는 “해경이 이렇게 신경 써 주니 든든하다”면서도 “하지만 주말엔 워낙 나가는 배가 많아 해경 인력도 그렇고 점검하기도 힘들지 않을까”하며 우려했다. 이어 “레저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안전이 먼저”라며 “즐기려고 하는 건데 목숨 걸 필요는 없지 않나. 점검 안 해서 바다에서 고장이라도 나면 엄청 고생하기도 하니까”라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손님분들 기관 고장이 나면 구조를 나가기도 하니, 출항 전 점검에 대한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고 경사는 점검하는 틈틈이 ‘해로드 앱’의 설치 여부도 물었다. ‘해로드 앱’은 해상에서 레저기구 고장 및 인명 사고 등의 긴급 상황 발생 시 신속 구조를 가능하도록 위치를 전송해 주는 애플리케이션이다. 한 번의 터치로 위급 상황 시 해경과 119 상황실에 위치 좌표와 구조 요청 문자를 바로 전송한다. 순찰을 하며 만난 선주들은 저마다 “GPS가 터지지 않는 곳에서도 해로드 앱은 위치를 전달해 주어 오히려 응급상황에서 도움이 된다”며 스마트폰에 설치한 해로드 앱을 보여주기도 했다.
해경 관계자는 “수상레저 사고 대부분이 기관 고장, 배터리 방전, 연료 고갈 등으로 인한 표류사고인 만큼 정기적인 장비 점검이 필요하다”며 “수상레저 활동 시 가장 기본이자 제일 우선이 되어야 할 것은 ‘내 자신의 안전은 내 스스로 지키겠다’는 안전의식”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해경은 수상레저기구 무상점검 서비스도 실시했다. 지방해양경찰청 주관으로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지사, 국내 주요 레저기구 전문 수리업체를 통해 엔진 오일, 연료 필터 등의 점검·자문은 물론 현장 조치가 가능할 경우 수리도 실시했다. 해당 사업은 인천 중구 영종도, 전곡항, 부산 강서구 부산신항 등 레저기구 출입항과 사고가 빈번한 선착장 중 1개소 이상을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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