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 8만원 돌파…9년만 최고치 경신
저금리·달러 약세 등 상승 변수 연말까지 유효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금값 폭등 상황과 유사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금 가격이 최근 5거래일 동안 급등하면서 연일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과 미중 무역분쟁 재점화 등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것을 우려,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호 심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KRX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7.11% 오른 8만2970원에 거래되며 장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종전 장중 최고가는 전날 기록한 7만8790원이다.
국제 금값도 27일(현지시간) 온스당 1900달러 선을 돌파해 연일 신기록을 쓰고 있다. 이날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금은 장중 최고가가 온스당 1941.90달러를 기록하며, 지난 2011년 9월6일 1923.70달러를 넘어섰다.
김소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금 가격대를 기존 온스당 1580~1900달러에서 1640~2100달러로 상향 조정한다”며 “금 가격은 올해 연말까지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금 가격 추가 상승의 근거로는 ▷저금리 장기화 ▷달러화 약세 압력 강화 ▷인플레이션 헤지 수요 유입 증가 등이 꼽힌다.
코로나19 이후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 인하와 직접적인 유동성 공급을 했고, 경기가 회복됐다고 판단하기 전까지 각 정부의 부채부담 완화를 위해서 금리 상승이 억제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달러 유동성 공급 확대 외에도 유럽과 중국과 달리 주춤하고 있는 미국 경기 회복 속도는 달러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재정·경상 수지 적자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은 낮고, 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달러화 약세 가능성은 높다. 달러 표시 자산인 금은 통상적으로 달러와 역의 상관관계를 갖는다.
인플레이션도 금에 대한 매력을 높이고 있다. 현재 중앙은행들이 물가 안정보다는 경기회복에 초점을 두고 재정지출을 늘려나가고 있어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높다. 최근 소비자물가지수가 소폭 회복되고, 향후 원자재 가격의 완만한 회복이 예상되면서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으로 금의 매력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 약세와 실질금리 하락으로 금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기대인플레이션이 회복하면서 실질금리가 추가 하락할 수 있기 때문에 금 가격의 상승 흐름은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금 가격은 연말까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우호적인 금 가격 상승 근거 외에도 과거 금 가격 상승 기간과 수익률을 고려했을 때 추가 상승 여력이 높다.
현재의 금 가격 상승은 금융위기 이후의 상황과 유사하다. 금융위기 이후 금값은 약 2년 10개월간 온스당 1200달러에서 2000달러까지 167% 상승했다. 유럽 재정위기 심화, 미국 더블딥 우려 등으로 안전자산 선호로 개인과 중앙은행의 금 수요가 증가했고, 금융규제 완화로 금 ETF 최초 상장, 투기적 자금 유입 본격화, 미국 중심의 양적완화로 유동성 공급과 이에 따른 달러 약세가 금값 상승의 배경이었다.
김 연구원은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하며, 중앙은행들의 유동성 공급으로 위험자산 가격 상승이 이어지는 가운데 위험 헤지 수단으로 금이 선호되고 있다”며 “연말로 갈수록 높아질 달러화 약세 압력도 금 가격 상승을 지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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