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 LGU+ 고객가치혁신 담당

‘70개 케이스’ 불편 사항 영상 제작

상담원·수리기사 도움없이 문제해결

두달만에 유튜브조회수 200만 육박

홈페이지 등 영상접속 QR코드 홍보

연말까지 120개로 영상 확대 계획도

“‘앞서가는 서비스’로 고객상담 혁신”

박수 LG유플러스 고객가치혁신 담당이 고객상담 혁신 서비스로 주목 받는 ‘스스로 해결 가이드 영상’서비스의 성공 비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수 LG유플러스 고객가치혁신 담당이 고객상담 혁신 서비스로 주목 받는 ‘스스로 해결 가이드 영상’서비스의 성공 비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리셋 버튼을 몰라서 100분 넘게 ARS 상담 대기해보신 경험, 다들 있지 않나요?”

LG유플러스의 ‘스스로 해결 가이드 영상’이 출시 두 달 만에 누적 조회수(유튜브) 200만에 육박하고 있다. 상담원 연결까지 하염없이 대기하고 수리기사와 방문날짜를 잡던 사용자들이 영상을 보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기 시작했다. 불편을 접수하기만 했던 사용자를 ‘해결사’로 만든 결과다. 통신 서비스의 고질적인 약점을 영상과 언택트라는 최신 트렌드로 풀었다. 비대면 기반 고객 혁신을 일군 박수 LG유플러스 고객가치혁신 담당을 만나 비결을 들어봤다.

▶직접 정보 찾는 ‘능동고객’ 겨냥…준비에만 10개월=‘스스로 해결 가이드 영상’은 지난해 9월부터 준비해 10개월 만에 탄생한 산물이다. 박 담당은 “온라인으로 직접 필요한 정보를 찾는 ‘능동적 소비자’가 많아진 상황에서 불편사항 해결 방법도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상담원이나 수리기사의 도움 없이 혼자서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하는 고객이 상당수 있을 거라 예상해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예상은 적중했다. 가이드 영상은 3일 기준 유튜브 조회수만 194만회다.

영상 제작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인 부분은 고객의 욕구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었다. 홈페이지로 접수되는 불만, 고객센터로 들어오는 문의를 분석하고 고객센터 상담사, 홈매니저(AS기사), 사업부서 담당자 인터뷰 등 다양한 채널로 불편 사항을 수집했다. 테스트 영상을 만든 후에는 50대 이상 남녀 고객 6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까지 벌였다.

덕분에 가이드 영상은 ‘디테일’이 살아있다. ‘휴대폰 화면이 갑자기 멈추거나 연결이 끊길 때’, ‘TV화면은 나오는데 소리가 안 들릴 때’ 등 일상생활에서 한 번쯤은 겪어봤을 만한 불편함이 70개 케이스로 정리됐다.

박 담당은 “원하는 TV채널만 보도록 설정하기 등 IPTV 작동 및 설정과 관련된 영상이 가장 많은 조회수를 기록했다”며 “영상 조회수를 분석해 또 다른 영상도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LG유플러스는 상담원의 업무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도 예상하고 있다. 영상 제작 과정에 상담원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했다. 간단한 조치로 해결할 수 있지만 ‘반복’해서 접수되는 불편 사항, 말로 설명이 어려워 고객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서비스 이용법 등을 담았다.

최대 목표는 고객이 문제 해결의 첫 단계로 전화상담이 아니라 가이드 영상을 찾는 것이다. 현재 홈페이지와 고객센터 앱은 물론 TV셋톱박스나 설치 기사의 명함 등에 가이드 영상에 접속할 수 있는 QR코드를 부착해 홍보 중이다.

▶“애프터 서비스가 아니라 앞서가는 서비스”=LG유플러스는 50여개 영상을 추가로 제작, 연말까지 120개 영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문제·장애 해결뿐 아니라 가입·설치부터 이용까지 전반에 걸친 사용 방법과 활용팁을 담을 예정이다.

질문 유형에 따른 ‘맞춤형’ 가이드 영상 발송을 위해 사내 전산 시스템도 개발, 9월 중 개시할 예정이다. 고객 상담 종료 후 동일한 문제 발생 시 조치 요령을 안내하고, 비슷한 내용끼리 분류해 해당 고객에게 가이드 영상을 제공할 방침이다. 나아가 문자로 발송된 가이드 영상을 데이터 차감 없이 시청할 수 있는 서비스도 오는 11월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박 담당은 “지금까지 고객 상담이 ‘애프터 서비스’의 개념이었다면 앞으로는 고객이 궁금할 만한 내용을 먼저 파악하는 ‘앞서가는 서비스’로 고객 상담을 혁신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통신용어 순화…고객소통 노하우 전수 문의도=고객가치혁신 부서는 2017년 5월 신설됐다. 박 담당은 “무과금, 망내통화 등 통신업 특유의 어려운 용어 자체가 고객들과의 소통을 가로막는 장벽이었다”며 “용어부터 고객 관점에서 바꿔야 한다는 것이 부서의 시작이었다”고 말했다. 당시 신설된 고객언어혁신팀은 ‘위면 해지→할인 반환금 없이 해지’, ‘VAS→부가 서비스’ 등으로 바꿔 가이드북을 발간했다.

현재 고객가치혁신 부서에는 고객언어혁신팀 외에도 고객패인포인트(Pain Point)혁신팀, 고객경험혁신팀, 품질안전관리팀 총 4개의 팀이 있다. 다양한 창구에서 고객의 불편 사항을 접수하고 불만의 근본적인 원인을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있다.

외부에서도 LG유플러스의 고객가치혁신 부서에 주목하고 있다. 박 담당은 “고객가치혁신 부서는 다른 기업과 차별화된 조직으로 4년이 넘는 시간 동안 쌓인 노하우 덕에 보험, 금융 등 다른 업계에서도 ‘비법’을 전수받으러 오곤 한다”고 말했다. 박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