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갑’ 똘똘한 5G폰, 시장선 외면
낮은 인지도 “싼 게 비지떡” 인식 아직도 커
LTE보다 비싼 요금제도 판매 악영향
“쓸만한데…왜 안 팔릴까?”
5세대(G)폰은 고가라는 것도 옛말이 됐다.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위축, 스마트폰 기술 상향평준화 등으로 40만원대 중저가 5G 스마트폰이 연이어 출시되고 있다. 스펙도 최신 플래그십(최고급 기종) 못지않은 성능을 갖췄다.
그러나 시장에선 한 마디로 ‘먹통’이다. ‘가성비갑’으로 인정하면서도 실제로 찾는 사람은 거의 없다. 5G 스마트폰 시장 자체의 수요 위축과 상대적으로 약점인 기능들이 발목잡은 것으로 보인다. 낮은 인지도와 비싼 5G요금제도 영향을 미쳤다.
▶똑부러지는 반값 5G폰=LG전자 중저가 5G 단말기 ‘LG Q92’ 출고가는 49만9400원(출고가)으로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 ‘LG벨벳’(89만9800원)의 반값 수준이다. 그러나 벨벳보다 더 똑똑한 칩셋을 장착했다.
LG Q92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765G’다. LG벨벳의 스냅드래곤 765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카메라도 하나 더 많다. 200만화소의 접사 카메라가 추가됐고, 전면 카메라도 3200만화소로 향상됐다. LG벨벳 전면 카메라는 1600만화소다.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멀티미디어 편집 기능 ‘LG 크리에이터스 킷(LG Creator’s Kit)도 적용됐다.
삼성이 앞서 출시한 보급형 5G폰인 ‘갤럭시A51’ 5G의 출고가는 57만2000원이다. 삼성은 연내 또 다른 40만~50만원대 실속형 5G폰 신제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샤오미는 45만1000원의 5G폰 ‘미10라이트’를 출시했다. 4800만화소 쿼드 카메라와 6.57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디스플레이, 퀄컴 ‘스냅드래곤 765G 5G’ 칩셋을 갖췄다. 4160mAh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했으며, 최대 20W 고속 충전을 지원한다. 국내에는 램은 6GB, 저장공간 128GB, 코스믹 그레이 색상 단일 모델이 출시됐다.
▶“가성비 좋긴 한데…” 싸늘한 시장, 왜?=비싼 5G 폰의 절반 수준인 중저가 단말기가 연이어 출시되고 있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가성비갑’인 건 인정하지만, “싼 게 비지떡”이라는 인식을 깨기가 어렵기 때문으로 보인다. 5G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 자체가 감소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 가격이 싸다 보니 마케팅을 안해 인지도도 낮다.
LG Q92의 경우, LCD 디스플레이, 광학식 손떨림 보정(OIS) 기능 미지원, AOD(Always ON Display·올웨이즈 온 디스플레이) 기능 미지원 등이 약점으로 꼽힌다. 업계에 따르면, LG Q92 출시 첫째주 성적은 예상보다도 크게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샤오미도 중국산 스마트폰에 대한 낮은 신뢰도가 제품 판매에 발목을 잡고 있다. 최근 출시된 ‘미10라이트 5G’의 경우 출시 2주 만에 공시지원금이 최대 37만원까지 오르며 ‘떨이폰’으로 전락했다.
5G 스마트폰 시장 자체가 약세인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5G 요금제의 경우 LTE 요금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싸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위축도 5G 폰 부진에 영향을 끼쳤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5G 가입자수는 700만명 수준이다. 통신업계는 연말까지 5G 가입자 수 1000만명 달성을 목표로 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시장 침체로 목표 달성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김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