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주간 판매량 60만대→28만대 2주만에 ‘반토막’
그나마 온라인·자급제 선호로 골목상권은 사면초가 ‘울상’
“갤노트20 특수 누린 적도 없다” 하소연!
“골목 상권의 동네 판매점들은 갤노트20 ‘특수’를 누린 적도 없어요. 그나마 불법보조금을 주는 특수채널로나 고객이 몰렸지 ㅠㅠ”(동네 휴대폰 대리점 사장님)
갤럭시노트20 출시 효과로 ‘반짝’ 상승했던 휴대전화 시장이 ‘보름 천하’로 끝났다. 보릿고개로 다시 원상 복귀했다.
갤노트20 사전예약 개통이 진행되며 60만대까지 상승했던 주간 판매량이 2주 만에 출시 전과 비슷해 졌다. 동네 판매점은 더 심각하다. 갤럭시노트20 특수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그냥 ‘특수 효과’가 끝이 났다.
짠물 지원금으로 사전예약에 수요가 몰렸고, 온라인 및 자급제가 새로운 스마트폰 구입방식으로 부상했다. 동네 판매점은 설자리를 잃고 있다.
보름만에 빛바랜 ‘갤노트20’ 특수 효과
시장조사업체 애틀리스리서치앤컨설팅에 따르면, 갤노트20 사전예약 개통이 시작됐던 8월 셋째주 오프라인 대리점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주(24만 5000대) 대비 145.6% 증가한 60만 3000여대였다. 평균 25만대 수준이었던 주간 스마트폰 판매량이 갤노트20 출시에 힘입어 수직 상승했다.
판매량 톱10의 판매량 또한 전주 대비 284% 증가했다. 전체 판매량의 74.3%인 44만 8000대를 기록했다. 갤노트20과 갤노트20 울트라 6종 모델이 모두 순위 안에 든 걸 감안하면, 사실상 갤노트20이 전체 증가세를 견인한 셈이다.
하지만 일주일 만에 주간 판매량이 32만대로 반토막 나더니(8월 넷째주), 8월 마지막 주에 이르자 28만 6000대로 내려앉으며 다시 20만대 선으로 복귀했다.
이는 갤럭시노트10이 출시된 지난해 8월과 비교되는 수치다. 8월 둘째주 23만 9000대였던 판매량은 갤노트10 사전예약 개통이 시작된 8월 셋째주 33만 1000대로 증가한 뒤 4주간 30만대 이상을 기록했다. 8월 넷째주 43만 9000대, 9월 첫째주 37만대, 9월 둘째주 30만 9000대였다.
이동통신사의 갤노트20 공시지원금이 10만~20만원대로 책정돼 사전예약 시기에 수요가 몰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갤럭시 버즈 라이브 등 20만원 상당의 사은품과 사전예약자에게 제공되는 카드 할인이 ‘짠물 지원금’보다 낫다는 판단에서다.
동네판매점 “갤노트20 특수 누린 적도 없다”
동네 판매점은 울상이다.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20이 위축된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으리라 기대했는데, 그 효과가 오래가지 못했다.
강서구에서 15년 넘게 대리점을 운영해온 A씨는 “사실 골목 상권의 동네 판매점들은 갤노트20 ‘특수’를 누린 적도 없다”며 “120만~140만원대 고가 스마트폰에 공시지원금마저 낮으니 불법보조금을 주는 특수채널로나 사람이 몰린다”고 말했다.
온라인 판매와 자급제 강세도 동네 판매점에게는 큰 위협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온라인 유통 채널이 부상하고, 이동통신사 또한 무인 매장 등 비대면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갤노트20 역시 상당수 온라인쇼핑몰 및 자급제를 통해 판매됐다. e-커머스업체들이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할인쿠폰, 포인트 적립, 카드 할인 등 공격적인 마케팅 공세를 펼쳤기 때문이다.
판매·대리점을 거치지 않고 기기만 구매하는 자급제 구매자도 늘었다. 갤노트20 사전예약 구매 중 자급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10% 중반대로, 기존 10%에서 크게 증가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올해 국내 스마트폰 판매량 중 11.8%가 자급제로 팔릴 것으로 전망했다. 자급제폰 비율이 10%를 넘어선 건 지난 2012년 이후 처음이다. 자급제 5G 단말기에 대한 LTE 요금제 빗장도 풀리면서 자급제폰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박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