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필샵 “알맹상점” 고금숙 대표 인터뷰
- 불필요한 포장 거부하는 밀레니얼 세대에 입소문
- 정부, 기업 상대로 과대포장 금지 요구 활동도
화장품이 떨어질 때마다 빈 병을 버리고 다시 사서 쓰는 것에 이상할 것이 없었다. 마트에서 1+1 행사를 하면 얼마가 할인되는 지 가격만 보고 바로 장바구니에 담곤 했고.
그러나 점차 환경에 대한 의식이 높아짐에 따라 불필요한 포장에 의문을 갖고, 제조사에서 판매하는 대로 쓰는 것에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같은 화장품 통을 매달 버리는 대신 내용물만 사서 쓸 수 없을까?”, “1+1프로모션에서 제품만 하나 더 주면 되는데, 왜 굳이 비닐이 한번 더 포장되어 있어야 하나?”
호기심에서 끝나지 않고, 불편한 마음을 숨기지 않는다. 기업에 제품 시정을 요구하고 정부에 규제 강화를 요구한다. 그리고 차근차근 개혁을 이뤄내고 있다. 그 선봉장에는 지난 6월 망원동에 리필스테이션을 오픈한 ‘쓰레기 덕후들’이 있다. 껍데기에 대한 불편함을 견디지 못해 알맹이만 취급한다는 ‘알맹상점’의 고금숙 대표를 만났다.
“용기내”며 제로웨이스트샵을 찾는 친환경 컨슈머들이 부쩍 늘었다고 들었다. 알맹상점에서 구매 가능한 품목들은 어떤 것들인가? 리필로 제품을 취급하는 데에는 제약이 있지 않나?
▶샵이 망원시장 근처에 있는데, 시장 내에서 플라스틱 프리로 살 수 없는 것들을 취급한다. 주로 공산품, 화장품 혹은 세제 등이다.
처음 리필스테이션 준비를 위해 제조사들에 기존 상품이 아닌 내용물만 거래할 수 있겠냐는 문의를 할 때마다 비웃음을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내용물만 거래할 경우 대부분 상당한 양의 규모로 이루어지는데, 알맹상점의 매입 단위가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정도 양이라면 그냥 시판 제품을 판매하라.”는 조언과 함께 거절당하곤 했다. 하지만 드라마틱하게도 늘 깨어있는 누군가는 있더라. 화장품 업체 중 한 곳이 ‘선택지를 가질 소비자의 권리’에 대해 공감해주었고, 이 곳과의 거래가 성공사례로 자리잡자 다른 업체들에서도 리필 판매를 시도해보겠다는 연락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점점 입점 화장품이나 소비재들이 늘어나는 추세고, 소비자의 선택지도 넓어지고 있다. 첫 거래를 시도해 준 곳의 선한 영향력을 실감 중이다.
소비자들의 깨어있는 의식도 중요하지만, 결국 ‘새로운 시도’를 공감해주는 업체와 기업이 없으면 시작되기 어려웠을 것 같다.
▶개인이 아무리 제로웨이스트 행위를 실천해도, 생산 기업이 바뀌지 않는 한 과대포장과 쓰레기는 계속해서 발생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반대로 기업이나 시스템 역시, 개인이 요구하지 않으면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례로, 길거리와 까페 등에 버려진 테이크아웃 컵이 심각하다고 생각한 사람들 한 70명이 모여 홍대 길거리로 나가 일회용컵을 주웠다. 그리고 버려진 컵들에는 브랜드가 찍혀 있으니, 가장 많이 모인 1, 2위 브랜드에 컵을 가져다 주는 〈플라스틱 컵 어택〉이라는 시민 직접행동을 함께했다. 동시에 ‘일회용 컵에 보증금을 부과하고, 사용한 컵을 매장에 돌려주면 다시 그 보증금을 돌려받는 〈일회용 컵 보증금제〉’를 요구하는 서명운동도 진행했다. 그 결과 올 4월에 법이 통과되어 2022년 시행될 예정이다.
또한 대형마트의 불필요한 포장재를 줄이자는 시민의 ‘플라스틱 프리 어택’을 통해 환경부는 2021년 1월 1일자로 〈재포장 금지법〉을 발의 예정이며, 기타 기업과의 소통을 통해서도 포장재를 줄이는 소기의 성과들을 이뤄내고 있다.
*그 많은 검은 비닐봉지는 어디에서 왔을까? 쓰레기덕후 금자씨와의 인터뷰 풀버전은 〈에코뷰2030〉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김알림 환경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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