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300인미만 사업장 강행

코로나에 특별연장근로 4배 급증

대상기업 60% 준비안돼 속수무책

정부가 내년 1월부터 30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 주52시간 근무제를 강행할 방침인 가운데 보완책으로 추진중인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를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안 연내 통과가 불투명해 중소기업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주52시간이 ‘발등의 불’이 된 것이다.

17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30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주52시간 근무제는 올해 1월부터 도입됐지만 1년간의 계도기간을 부여한 탓에 내년부터 본격 시행된다. 이에 내년부터는 300인 미만 사업장 가운데 주52시간제를 위반한 사업주는 2년이하 징역형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게 된다.

하지만 중소기업 절반 정도가 올해 주52시간제 준비는 커녕 코로나 사태 속에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을 치면서 제도 시행에 사실상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실제 노동연구원이 300인 미만 사업체 8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주 52시간제에 대비해 유연근로시간 제도를 도입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기업의 60%가 대응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주52시간제 확대에 대한 보완책으로 경영계가 요구하고 있는 탄력근로제와 선택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는 지난 20대 국회에서 여야간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개정안 통과가 무산됐고 21대 국회에서도 연내 국회 통과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 여파로 주52시간을 넘겨 근무하는 특별연장근로는 폭주했다. 올들어 지난 2일까지 특별연장근로 신청이 3803건에 달한다. 주 52시간제 적용 전인 2017년 연간 22건의 170배가 넘는다. 작년 연간 966건과 비교해도 4배다. 현행법상 연간 최대 3개월간 특별연장근로를 할 수 있는데, 상반기에 다 쓴 곳이 속출하자 지난 7월 이미 사용한 것은 연간한도에 포함하지 않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중소기업들은 코로나19 여파를 벗어나 경영 정상화가 될 때까지 계도기간 연장과 보완입법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하만 정부는 주52시간제 법 시행이 연착률될 수 있도록 유예기간을 충분히 줬다며 계도기간 추가 연장에 대한 논의는 없는 상태다.

고용부 관계자는 “사업장 규모에 따라 주52시간제가 단계적으로 시행되는데 내년 7월에는 50인미만 기업들도 적용받는다”며 “추가 계도기간을 준다면 정책의 신뢰성에 문제가 되고, 300인미만 사업체 1만4000여곳 중 80%이상이 내년에 주52시간제가 준수 가능하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학계의 한 관계자는 “현행 우리나라 근로기준법은 주52시간 시행을 법으로 강제하고 있고 탄력근무제 등 시행에 제약이 많아 너무 경직적”이라며 “독일의 근로시간계좌제나 프랑스의 연장근로 처럼 유연하게 운영의 묘를 살려야 할 필요가 있으며, 당장 탄력근로나 선택근로 단위기간 확대 등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