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우리나라가 세계은행이 발표한 ‘기업환경평가’에서 ‘글로벌 톱 5’에 들었다. 주요 20개국(G20) 중에서는 1위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 성적을 올렸다.
하지만 정부가 규제개혁을 강도높게 추진하는 가운데서도 기업들의 투자부진으로 경제 전반에 어려움이 계속되는 상황이어서 현실과는 동떨어진 평가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세계은행이 이날 발표한 ‘2014 기업환경평가(Doing Business)’에서 한국은 평가대상 189개국 가운데 5위를 기록했다. 2011년과 2012년 8위에 오른데 이어 지난해는 7위, 올해는 톱 5위에 진입하며 사상 최고 성적을 거뒀다.
주요 20개국(G20) 중에서는 1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는 뉴질랜드(2위)에 이어 3위를 기록하며 주요 경쟁국보다 상대적으로 우수한 기업환경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또 지난해 4위에서 7위로 떨어진 미국을 제친 데 이어 일본(27→29위), 중국(96→90) 등 이웃 국가보다도 크게 앞섰다.
국가별 순위를 보면 싱가포르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1위에 올랐고, 뉴질랜드, 홍콩, 덴마크가 각각 2~4위를 차지했다.
기재부는 이번 순위 상승이 우리나라가 그동안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 온 결과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평가에서 우리나라는 총 10개 부문 가운데 창업과 소액투자자 보호 등 5개 부문의 순위가 지난해보다 상승했고, 세금납부와 통관행정 등 2개 부문은 동일, 재산권 등록 등 3개 부문의 순위는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문별 1위를 기록한 전기공급 분야에서는 인터넷 전기사용 신청 확대, 구비서류 간소화 등 불필요한 절차를 줄이고 송전 공사일정을 철저히 관리해 실제 소요 기간도 단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창업 부문은 법인 설립 절차가 간소화되고 관련 비용이 크게 감소해 지난해 34위에서 17위로 수직 상승했다. 소액투자자 보호(52→21위)도 2012년 상법 개정을 통해 이사의 사전정보 개시의무, 이사회 의결정족수 확대 등 소액투자자의 권리 보호를 강화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반면 재산권 등록(75위→79위)과 자금조달(13위→36위) 부문은 여전히 취약한 것으로 평가됐다. 정부는 철저한 원인 분석을 통해 개선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세계은행은 ‘금융위기 전후의 각국의 조세정책’을 분석하면서 한국이 적극적인 조세정책을 펼쳐 다른 OECD 회원국들보다 빠르고 안정적으로 경제 위기를 극복했다고 평가했다.
또 기업 승계지원을 위한 상속세 감면 범위 확대, 해외에서 한국으로 돌아온 ‘유턴 기업’에 대한 법인세 감면과 같은 한국의 조세정책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기재부는 이번 평가 결과가 외국투자기업의 국내 투자의사 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기재부는 다만 세계은행이 어느 국가에든 공통으로 적용되는 특정시나리오를 부여해 법령분석ㆍ설문조사로 기업환경평가를 실시해 기업 환경 전반에 대한 종합적 평가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경영활동을 저해하는 규제가 많은 국가의 경우 이번 평가 결과가 기업들이 체감하는 것과 다소 차이가 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한국의 기업환경개선 경험을 개도국과 공유할 것”이라며 “내년부터 법무부와 세계은행 공동으로 기업환경개선 국제 컨퍼런스도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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